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한화생명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보험업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맡아 보험업황 이길 내실 다지기에 집중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7일 생명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여 사장이 각자대표체제에서 재무건전성 강화, 수익성 개선 등 한화생명 내부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 각자대표체제에서 여 사장은 한화생명 내부를 담당하고 차남규 부회장은 대외활동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며 “여 사장이 재무 분야에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사장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을 대비해 한화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내실을 다지는 과제를 안고 대표이사에 오른 셈이다.

금감원이 2일 열린 ‘2019 보험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보험회사들의 자본 확충대책 마련을 유도하고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RAAS)를 개편 하는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기로 밝히면서 재무상황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살펴보면 한화생명은 2018년 말 기준으로 212.2%로 집계돼 2018년 9월 말보다 9.4%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이 권고하고 있는 150%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생명보험업계 평균인 271.23%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5천억 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2018년 4월에도 10억 달러 규모로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꾸준히 자본 확충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 사장은 무턱대고 자본 규모만 늘리기보다는 낮은 조달비용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이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만큼 높은 금리로 발행돼 발행기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회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5월 계량영향평가(QIS)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이 신지급여력제도 초안을 바탕으로 실시한 계량영향평가에서는 대부분 국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100%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으로 집계됐다.

여 사장은 계량영향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화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2020년까지 경영을 내실화해 지속가능한 경영기반을 마련하고 2025년까지 ‘세계 초일류 보험사’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여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 한 뒤 활발한 해외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해외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한화생명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보탬이 되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