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스포츠를 즐겨보는 고객을 겨냥해 치열한 스포츠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 후원활동은 최근 기업에게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책임 경영(CSR)'의 일환으로 인식되는 것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금융사 스포츠 마케팅 경쟁 치열, 사회적 책임 이미지는 덤

▲ 대구FC의 새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전경. < DGB대구은행>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많은 금융회사들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개막을 전후로 스포츠 관련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기로 한 뒤 자동차대출상품인 ‘마이카대출’과 모바일앱 '쏠'을 중심으로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고객이 응원하는 구단의 성적에 따라 만기금리가 달라지는 1년제 적금 및 정기예금상품을 내놓았다.

프로 스포츠가 대부분 지역을 연고로 두고 있는 만큼 지역에 특화된 지방금융지주들도 각자 터를 잡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및 프로축구와 연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전국에 있는 스포츠팬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고 상품 판매도 시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적극 나서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메인스폰서를 맡고 있는 대구FC의 홈구장 명칭 사용권을 획득해 ‘DGB대구은행파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구FC는 대구광역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이다.

K리그 역사상 최초로 구장 명칭 사용권을 획득한 사례로 대구의 대구FC 팬들뿐 아니라 대구 원정경기를 보러오는 다른 지역의 원정팀 팬들에게도 대구은행 브랜드를 각인할 수 있게 됐다.

지방은행들은 각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구단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도 줄줄이 내놨다.

BNK부산은행은 롯데자이언츠, BNK경남은행은 NC다이노스, 광주은행은 기아타이거즈, DGB대구은행은 삼성라이온즈를 응원하는 팬들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과거에 금융회사들의 스포츠 마케팅이 스포츠 스타를 광고모델로 내세우고 해당 선수를 후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스포츠 관련 인프라 및 훈련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상품을 내놓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의 ‘건강함’과 ‘열정’, ‘공정함’이라는 이미지와 각 금융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제공해 상대적으로 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두는 젊은 고객층에게 친숙한 이미지와 함께 신뢰성을 끌어올리는 효과적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프로스포츠에 국한되지 않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끈 비인기종목에도 이어지고 있다.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톡톡한 효과를 거둔 KB금융그룹은 봅슬레이, 쇼트트랙, 스켈레톤, 컬링 등 상대적으로 국내 인프라가 부족한 동계스포츠에 후원을 하며 꾸준히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골프와 테니스 등 스포츠 종목을 후원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골프선수 후원 및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다.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22년 항정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스포츠 후원활동이 사회적 책임 경영(CSR)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후원하는 스포츠 종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봉사활동과 사회공헌활동 등을 펼치고 있지만 스포츠 후원활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과 동시에 직접적으로 많은 고객과 접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