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기, 프로축구 떠나 부상예방앱 '팀매니저' CEO 변신

▲ 이상기 QMIT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스포츠 선수로 20년 동안 지내면서 누구보다 선수들의 필요를 잘 알고 있다. 선수들도 컨디션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이상기 QMIT 대표는 축구선수 출신이다. 20년 동안 축구선수로, 이 가운데 8년은 프로축구 선수로 살았다. 부상을 당해 은퇴하게 되면서 삶의 행로가 바뀌었다.

부상을 줄일 수 있도록 선수들의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며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스포츠 지도자와 감독들의 코칭을 돕는 도구와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래서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을 수치화해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스포츠 관리를 체계화할 수 있는 ‘팀매니저’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8월 도전K 스타트업 서울지역에서 1위를 했으며 11월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데모데이에서 1위를 해 투자를 받기도 했다.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4개월 만에 벌써 한국 고등학교, 대학교 스포츠팀 30곳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관리를 머신러닝 기술 등으로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한 이상기 대표를 2일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인터뷰] 이상기, 프로축구 떠나 부상예방앱 '팀매니저' CEO 변신

▲ 선수시절의 이상기 대표.

- 스포츠 선수가 직접 회사를 차리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사업을 하게 됐나?

“나도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에서 은퇴하게 됐다. 나뿐 아니라 부상을 입는 선수들이 많아 원인을 생각해봤다. 지도자나 감독을 도울 수 있는 도구, 시스템이 부족해서 선수들이 자주 부상을 입게 된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지도자, 감독의 코칭능력을 높여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것은 너무 치명적이며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될 수도 있는 것”라며 “부상당하지 않도록 미리 부상을 막아주고 훈련 시기, 강도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팀매니저’는 웹과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스포츠 선수들은 앱을 통해 컨디션, 부상 정도를 기입할 수 있다. 지도자, 감독은 팀매니저를 통해 선수의 컨디션 등을 파악해 훈련시기, 강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선수의 부상, 통증 등을 기입하는 시스템은 마네킹 모양으로 돼 있어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통증 정도를 5단계로 나누어 기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특허를 받았으며 여기에 선수가 부상과 통증을 기입해 데이터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 스포츠 선수가 컨디션, 통증 정도를 기입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나?

“그 동안은 이렇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지도자와 감독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들의 코칭을 도와주는 어떤 도구, 시스템 등이 완전히 부재한 것이다. 지도자가 감으로 '이제 이 정도면 훈련하자' 이런 식이었다.”

그는 “이 서비스를 통해 지도자들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감독들은 선수들의 데이터를 확인해 선수가 부상을 피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부족한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지도자들은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되지만 그 뒤에는 그들의 코칭을 돕는 교육기관이 없다. 그런 만큼 QMIT로부터 통계자료, 데이터를 제공받아 코칭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심리상담사, 치료사 등도 필요하면 소개받을 수 있다. 
[인터뷰] 이상기, 프로축구 떠나 부상예방앱 '팀매니저' CEO 변신

▲ 이상기 QMIT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선수들의 훈련과 부상 통증 데이터가 쌓이면 어떻게 활용이 가능한가?

“선수들이 기입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훈련시기와 강도, 선수들의 부상, 통증 정도가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쌓은 뒤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부상, 통증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현재 10만 개 정도의 데이터가 쌓여있다.” 

이 대표는 “선수들이 부상사고 등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며 “훈련을 그만 하라거나 강도를 낮추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7월에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도화한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 스포츠 과학을 전공했는데 서비스와도 관련이 있나?

“스포츠 과학에서 배운 것을 서비스에 적용해 실제로 선수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 스포츠과학에서는 훈련시기와 강도를 곱한 수치를 제시해 일정 정도가 넘으면 그만하라고 말한다. 이런 이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했더니 부상이 적어지고 퍼포먼스가 향상됐다.”

이 대표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했다. 학문을 통해 배운 이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선수들의 능력을 높이는데 적용했다. 

팀매니저 서비스 외에도 경기영상을 촬영해 분석해 보여주는 영상 분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선수들의 진로와 관련한 상담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 앞으로 사업계획은?

“올해 말까지는 100곳의 스포츠팀과 계약을 맺으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일본과 베트남에 특허를 내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 뒤 북미와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한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도 참가하려고 한다.”

현재 팀매니저를 사용하고 있는 스포츠팀은 성균관대학교, 동국대학교, 숭실대학교 등 대학교와 고등학교 스포츠팀으로 모두 30곳 정도다. 

그는 “현재는 축구팀들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모든 종목으로 넓힐 것”이라며 “프로 팀뿐 아니라 아마추어 팀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상기 대표는 1987년 생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했다. 성남일화에 입단했고 수원삼성, 상주상무, 수원삼성, 수원FC, 강원FC, 서울이랜드FC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2017년 사업을 준비하고 지난해 QMIT를 설립해 팀매니저 서비스를 정식으로 론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