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1분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보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삼성SDI가 실적 반등에 고전할 수 있다.
 
삼성SDI,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 원인 나올 때까지 고전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일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원인이 공식발표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 매출 전망도 보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사업에서 1분기에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낮춰 잡았다.

삼성SDI의 올해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매출 예상치도 기존 1조7천억 원에서 1조4천억 원으로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에서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가 20건 이상 발생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에너지저장장치에서도 올해 1월 화재가 발생했다.

정부가 전국 사업장의 에너지저장장치 가동을 중단한 뒤 정밀조사를 하고 있어 국내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수요는 크게 위축됐다.

장 연구원은 "조사기간에 삼성SDI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SDI가 화재사고 뒤 충당금 등을 축적해야 하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계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어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에 중대형 배터리사업의 영업이익을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의 여파가 가라앉기 전까지 실적에 계속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장 연구원은 삼성SDI가 LCD패널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핵심 소재인 편광필름 공급가격을 높이면서 실적을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삼성SDI의 편광필름 등 전자재료부문 수익성 개선과 전기차 배터리의 수주 증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라며 "성장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6770억 원, 영업이익 849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장 연구원의 기존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10.3% 줄어드는 수치다.

하지만 2018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18.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