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외형 확대를 꾀히가 어려운 처지에서 ‘운영의 묘’를 발휘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까?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내려놓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회계감사보고서 한정의견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몸집 키우기 힘든 아시아나항공, 수익성 확보 '운영의 묘' 발휘할까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회계기준 변경으로 항공기 운용리스 비용이 부채에 포함되며 2018년 재무재표의 부채비율이 800%를 넘어선 점을 놓고 보면 재무구조 개선이 완료되기 전까지 적극적으로 기단을 확대하는 것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박 회장이 퇴진의사를 밝힌 뒤에도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 달라”고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기단 확대 등의 투자를 진행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2월 진행된 국토교통부의 항공노선 운수권 배분에서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하나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부족 등 제한적 투자여력으로 저비용항공사와 경쟁 회피를 위해 필요한 장거리 노선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경쟁사인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들이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급을 확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국토교통부가 B737-MAX8 항공기의 국내 운항을 금지하면서 여러 항공사들의 기단 도입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지만 항공사들의 공격적 기단 확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올해 2월 도입한 항공기 한 대를 포함해 모두 6대의 새 항공기를 도입해 기단을 모두 45대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진에어 역시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해소되면 B737-800 항공기 3대와 B777-200 항공기 3대 등 모두 6대의 항공기를 새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항공사업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 일이 다급해졌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정리하고 이 노선에 투입되던 항공기를 수익성이 높은 노선에 추가로 투입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특히 이르면 4월 안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과 관련해서 아시아나항공이 기존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 이번 한국과 중국 항공회담에서 국토교통부가 확보한 중국 노선 운수권 증가폭이 상당히 큰 만큼 인천~베이징 등 수익성이 높은 노선의 운항횟수를 늘리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베이징 노선은 성수기 탑승률이 95%에 이르는 노선”이라며 “이 노선은 사드보복 이전인 2016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수요가 많은 노선”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에 확대되는 인천~베이징 노선 운항횟수는 주 14회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1년 동안 인천~베이징 노선을 대한항공보다 약 300회 정도 많이 운영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베이징 노선의 추가 운수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업계 상황을 지켜보며 효율적 노선 운영전략을 짜고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