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차, BTS 블랙핑크 ITZY 앞세워 세계 젊은층 공략

▲ 현대기아자동차가 아이돌그룹과 함께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한류 열풍을 이끄는 아이돌그룹을 앞세워 세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3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케이팝(K-Pop) 스타 아이돌그룹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거나 대외행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 느낌으로 탈바꿈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기아차는 28일 서울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의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걸그룹 ‘블랙핑크’를 깜짝 초청했다.

미국에 출시한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텔루라이드가 공개되지 않아 기자단의 관심이 덜했지만 블랙핑크가 자리에 등장하자마자 분위기가 달궈질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블랙핑크를 글로벌 브랜드 홍보행사로 임명했다. 

블랭핑크는 1월부터 방콕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 도시를 포함해 세계를 무대로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기아차는 이 월드투어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가했다. 4월부터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열리는 블랙핑크의 월드투어에서도 기아차는 스폰서를 맡는다.

기아차는 “블랙핑크는 앞으로 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서 세계에 기아차의 주요 전략 차종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내세운 신인 걸그룹 ‘ITZY(있지)’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브랜드 체험공간 ‘비트(BEAT)360’에서 1월에 출시한 쏘울부스터의 홍보행사를 열었다. 당시 ITZY는 쏘울부스터를 타고 등장했고 참가자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기아차는 ITZY의 데뷔곡 ‘달라달라’ 뮤직비디오에 쏘울부스터를 협찬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쏘울부스터를 ‘젊고 활력 있는’ 자동차로 자리매김을 추진하는데 ITZY의 이미지를 빌려 이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그룹을 활용한 마케팅활동은 현대차도 기아차 못지않다.

현대차는 세계 최정상급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을 내세웠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11월에 팰리세이드 출시를 앞두고 방탄소년단(BTS)을 팰리세이드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LA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팰리세이드를 선보이는 행사 초반에 방탄소년단이 탑승한 영상을 내보내며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는 이 모습을 글로벌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방탄소년단이 2월 미국 LA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타고간 승용차 4대도 모두 펠리세이드였다. 현대차가 후원했음은 물론이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세계 팬들이 보유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관련 글과 사진, 영상 등을 수집·공유하는 디지털기록 저장소 ‘아미피디아’를 널리 알리는 캠페인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K팝 스타들을 앞세우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전략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세계 완성차기업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아직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는 ‘독일과 일본 자동차기업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라는 옛 느낌을 완전히 지워내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처음 진출한 1980년대에 20~30대였던 이들의 자식세대에서도 이런 ‘부정적 유산’이 계승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아이돌그룹을 앞세워 이미지 변환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아이돌과 함께 하는 마케팅전략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팰리세이드 홍보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이제 나의 드림카는 현대차다” “자동차 광고 중간에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차 융자 받으러 은행에 간다” “저 (방탄소년단에) 낚였어요, 광고 보는데 느낌이 왔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서울모터쇼에 블랙핑크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블랙핑크 때문에라도 기아차를 사야 한다”라는 반응을 올렸고 많은 누리꾼들이 이에 공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