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한 국민연금을 대상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영자총협회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에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며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권을 흔드는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경총과 전경련, 조양호 연임 반대한 국민연금에 "경영개입 안된다"

▲ 대한항공 주주들이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우기홍 대표이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외이사 연임에 반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반대표 결집효과를 불러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쥐고 있는 2대주주다.

경영자총협회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국민 노후자금의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라는 재무적투자자의 본질적 역할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경영에 개입하면 기업 총수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일자리 창출과 장기적 투자 확대에 힘쓰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총은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만큼 정확한 법적 사실관계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조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지만 법원에서 아직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총은 “국민연금은 투자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조 회장의 연임 반대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정치적으로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보도자료에서 “조 회장을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다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된 결과에 국민연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판단된다”며 “조 회장이 대한항공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이 이번 결정으로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연금 사회주의’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들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조 회장의 연임 안건은 주주들의 이익과 가치를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지켜야 하는 사안인데도 국민연금이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반대 결정을 내린 점이 걱정된다”며 “우리 기업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