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인터넷전문보험사 출범을 위한 준비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인터넷전문보험사로 설립할 '캐롯손해보험'에 26일 516억 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지분 75.1%(1032만 주)를 확보해 놓는 등 인터넷전문보험사의 보험업 본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박윤식, 한화손해보험의 인터넷전문보험사 출범 준비 ‘착착’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박 사장은 1월 말 금융위원회의 예비 허가를 받은 인터넷전문보험사의 이름을 인핏손해보험(가칭)에서 ‘캐롯손해보험’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7월 안에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보험사의 보험업 본허가 신청을 하기 위해 자본금 출자, 인력 채용 및 물적설비 구축 등 보험업법에 규정된 허가요건을 하나씩 갖춰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인터넷전문보험사의 시스템 구축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화시스템에 맡겼다. 일부 채널은 SKC&C가 구축을 담당한다. 

인터넷전문보험사는 대면채널 없이 비대면채널을 통해서만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관련 시스템을 단단하게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캐롯손해보험에서 캐롯은 당근을 뜻하고 당근은 선명한 색과 단맛, 아삭거리는 식감을 지니고 있다”며 “인터넷전문보험사로서 고객들에게 다채롭고 재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당근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인터넷전문보험사를 통해 판매할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인터넷전문보험사가 단순히 한화손해보험의 비대면 채널을 확장하는 데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4곳의 점유율이 90%를 넘는 손해보험시장에서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내놔야 인터넷전문보험사만의 특화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인터넷전문보험사의 첫 보험상품으로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실제 주행한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연동해 정산하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여행보험, 펫보험, 반송보험 등 독특한 영역의 보험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송보험은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구입한 고객이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송하게 될 때 반송료를 보장하는 보험으로 온라인쇼핑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이 1월 내놓은 ‘중국 인슈어테크 현황 및 국내시장에 시사점’에 따르면 2017년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체결된 보험 125억 건 가운데 택배반송보험은 68억2천만 건으로 54.6%에 이른다.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 중안보험과 알리바바가 택배반송보험을 활용한 협업 시스템을 도입해 상품 구매와 보험 판매가 동시에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캐롯손해보험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택배반송보험과 관련해 '11번가'와 협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7월 본허가를 신청하면 금융위로부터 현장실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보험사가 고객들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