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한 걸음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이자산운용을 품에 안게 되면 자산운용업의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대체투자부문의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
 
[오늘Who] 이현, 키움증권 다각화 위해 하이자산운용 인수 다가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25일 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키움증권이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파악된다.

당초 우리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이 이번 인수전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는데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동양·ABL자산운용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동양·ABL자산운용 인수전에서 대신증권 등 경쟁사를 제치고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이전부터 자산운용사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는데 하이자산운용을 품에 안게 되면 키움증권의 계열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규모와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자산운용의 자산운용규모(AUM)은 11조 원 정도로 업계 23위 수준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39조3836억 원으로 하이자산운용과 힘을 합치면 단숨에 업계 7위에서 4위로 도약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산운용업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업종으로 인프라가 필요한 증권사와 달리 인재만 있으면 된다”며 “경험이 많은 인력과 금융자산이 합쳐지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우리는 계속 인수합병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과거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 하이자산운용 인수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17년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어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에 밀리면서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이 사장이 당시 키움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맡아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았을 수밖에 없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현대자산운용이 선박이나 항공기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보유한 상품과 관련 인력을 눈여겨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장이 이번에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로 부동산과 선박펀드 등 특별자산이나 대체투자에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키움증권이 앞으로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에도 투자금융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키움캐피탈을 설립하고 부동산신탁업,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뛰어드는 등 대체투자, 부동산 등 투자금융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을 인수하게 되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규모를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키움증권과 대체투자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최근 전통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대체투자 등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며 “키움증권이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