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올레드(POLED) 패널의 판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부담요인으로 지목돼 왔던 낮은 수율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글로벌 고객사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 패널 고객사 확보 절실하다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19일 미국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헤드라인(Android Healines)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가 26일 발표할 신제품 스마트폰 P30 시리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메이트20 프로 시리즈의 올레드 패널 공급을 LG디스플레이와 BOE에게 맡겼는데 올해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이런 결정에 메이트20 프로 시리즈에서 나타난 디스플레이 결함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8년 하반기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20 프로 올레드 모델에는 화면 테두리와 전면부에 초록빛이 올라오는 결함이 상당수 발견됐다. 화웨이는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제품 교환을 진행하는 등 일시적 조치를 통해 불량문제를 해결했다.

올레드 패널이 탑재되는 스마트폰은 값비싼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결함이 생겼을 때 소비자 불만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화웨이가 신제품 시리즈에 LG디스플레이와 BOE를 배제하는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드로이드 헤드라인은 “화웨이는 업계 최대 스마트폰 올레드 패널 생산기업 삼성디스플레이가 P30 시리즈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이런 상황이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중소형 올레드사업을 빠르게 안정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무게감 있는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데 오히려 상황은 녹록치 않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LG전자는 신제품 스마트폰 ‘LG G8 씽큐’와 ‘LG V50 씽큐 5G’,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 등에 모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LG전자만으로는 수요가 충분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해 올레드 패널 공급이 지지부진한 점도 LG디스플레이에게는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벤더 다변화정책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아이폰 올레드 공급사로 낙점되면서 중소형 올레드사업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수요 부진이라는 변수가 등장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신제품 아이폰XS 시리즈의 판매 부진에 더해 퀄컴과 특허소송 등 현안이 겹치면서 스마트폰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애플이 5G 모뎀칩 확보 지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올해도 스마트폰 판매량 반등을 이루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구글이나 중국 스마트폰업체도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하반기에 구글 픽셀2와 픽셀3 시리즈 등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공급했는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사업자 애플과 비교하면 구글 점유율은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에 올레드 패널을 예상치인 1500만대에 훨씬 미치는 45만 대가량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부터는 새롭게 양산 검증 과정을 진행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올레드 패널 공급을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적의 최대 부담요인인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생산량 확보 여부가 핵심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