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대우조선해양 매각 후폭풍에 대응하기 위해 동분서주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따른 후폭풍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비롯해 지역사회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하면 자칫 매각 자체가 휘청일 수 있는 만큼 진화에 나서고 있다.

19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 회장이 앞으로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이해관계자들을 적극적으로 만난다.

이 회장은 18일 경남도청에서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 거제시장 등을 만나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지역 여론을 듣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직접 간담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8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맺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1년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본계약을 맺으며 칠부능선은 넘었지만 지역사회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하면 두고두고 리스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어느 정도 설득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 회장이 부산을 찾은 18일에도 부산 중구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이 회장의 사퇴와 대우조선해양 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둘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회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여전히 노조를 향해 ‘폭력적으로 나오면 대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노조를 자극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회장이 경남도청이 있는 경남 창원까지 내려가 한진중공업만 방문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찾지 않은 점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현대중공업의 실사를 앞두고 ‘실사저지단’을 구성해 출입문을 봉쇄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등 실사 저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4월 초에는 ‘대우조선 매각 철회 전국 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적극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22일엔 청와대 앞에서 집회도 연다.

문제는 노조의 반발이 언제든 정치권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지자체장이나 정치권은 조선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대의’ 앞에 어느 정도 수긍하며 한 발 물러난 모양새지만 총선 국면에 접어들어 경남지역 경기와 일자리, 민심 등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올해가 지나면 바로 총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며 “그 때까지 매각관련 작업이 지지부진하거나 노조와 지역민심 등을 설득하지 못하고 여전히 반발이 거세면 성과를 내기도 전에 추진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