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카메라 모듈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는 사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떠오른다.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등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 삼성전기의 성장기회가 커지고 있다.
 
이윤태, 갤럭시S10이 입증한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성장기회 잡아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에서 고가의 플러스 모델 판매 비중이 가장 높다"며 "삼성전자가 수요에 적극 대응해 물량을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S10 플러스가 소비자에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로 앞면에 2개, 뒷면에 3개의 카메라모듈을 탑재해 다른 모델보다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전기가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는 갤럭시S10 플러스의 후면 카메라에는 광학줌과 조리개, 초점 조절과 떨림방지 기능 등 과거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에 탑재되던 특수기능을 대거 적용됐다.

삼성전자가 4월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S10 5G모델에는 카메라가 사물의 거리와 윤곽을 측정해 사진 초점 조절, 증강현실 콘텐츠 구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3D센서도 처음으로 탑재된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체로 인정받고 있는데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를 통해 카메라와 관련된 여러 수준 높은 기술을 세계 고객사와 소비자에 일릴 기회도 얻게 됐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3D센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생산능력도 갖추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고객사에 공급하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성능 카메라모듈이 대거 탑재된 갤럭시S10 플러스의 판매 전망이 밝아지면서 삼성전기가 보게 될 수혜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10 5G모델도 경쟁사의 단말기와 비교할 때 우위를 갖춰 대기수요를 끌어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은 고객사 물량에 대응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의 종류가 멀티카메라와 3D센서 등으로 점차 다양화되고 삼성전자를 제외한 외부 고객사의 수요도 늘어난다면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의 확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윤태 사장이 삼성전기 실적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사업체질 개선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판 등 수익성이 낮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비주력사업의 규모를 축소하고 핵심 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 쪽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기판사업에서 영업손실 850억 원을 보며 6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이 2016년부터 야심차게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PLP(패널레벨패키징)기판사업도 올해 영업손실 1천억 원 안팎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PLP기판사업을 키우려면 1조 원 가까운 투자가 필요해 부담이 큰 만큼 고객사인 삼성전자에 이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윤태, 갤럭시S10이 입증한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성장기회 잡아

▲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에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


삼성전기 관계자는 "PLP사업 매각 가능성은 진출 초기부터 외부에서 거론되어 왔지만 내부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오른 2015년부터 꾸준히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고 성장 전망이 밝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이 사장이 적극적으로 공장 증설투자를 주도했던 적층세라믹콘덴서사업은 지난해 삼성전기가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카메라 모듈사업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고객사 기반을 강화하고 제품도 다변화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 증가에 기여하는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고객사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트리플 카메라와 3D센서의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카메라 모듈 선도업체로 지속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