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행사를 본격화함에 따라 지주회사를 비롯한 기업들에 구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9일 “국민연금공단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라 단계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위탁운용기관을 통해 배당 등 주주 환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확대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국내 증시 지분 보유 현황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기업들에 구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행사가 지주사 배당확대 촉진한다"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코스피에 전반적으로 주주 환원 및 배당 증가 요구가 커짐에 따라 지주회사들이 현금흐름 체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배당주로 바뀌어 갈 것으로 분석됐다.

오 연구원은 “지주회사가 안정적 현금흐름에 기반한 고배당주로 변모하는 과도기에 들어섰다”며 지주회사의 배당성향이 별도기준 순익의 50% 이상으로 일반화될 것으로 바라봤다.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주·지주격 회사는 SK, 삼성물산, 한화 등이 꼽혔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 효성, 두산 등 지주·지주격 회사의 배당성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효성은 별도기준 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 연구원은 “SK와 삼성물산은 배당 증가여력이 충분하다”며 “배당이 2배까지도 늘어나 배당 수익률이 SK는 3~4%, 삼성물산은 4%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오 연구원은 “LG도 안정적 재무여력을 고려하면 주주 환원 증대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순수 지주회사 형태지만 앞으로 자체사업을 검토해 LG전자와 LG화학 등 자회사 주가에서 받는 영향을 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LG는 2018년 배당총액이 53.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한국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 주주 행동주의 바람은 중장기적으로 거세질 것”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의 도입 및 적극적 주주 의결권 행사가 한국 증시에는 저평가 문제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민연금은 2019년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방안으로 주주활동 이행기준인 중점관리사안을 추가로 선정하고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 및 운영, 이사, 감사선임 등에 가이드라인도 만들고 위탁운용사를 활용한 주주활동도 강화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2018년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중시 지분 보유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기금적립금 639조 원 가운데 17%에 해당하는 109조 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한국 주식시장 전체에서 7%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기업은 340여 곳이고 10% 이상 확보한 곳은 130여 곳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