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최근 비금융권 출신의 1970년대생 상무를 영입해 주목받고 있다.

하우성 상무는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 출신으로 금융권에 몸 담은 경험이 없는 데다 1972년에 태어나 보수적 금융권에서는 매우 젊은 임원에 속한다.
 
KB증권 파격적 인사, 11번가 출신 40대 하우성 상무로 영입

▲ KB증권이 최근 하우성 상무를 영입해 주목받고 있다.


15일 KB증권에 따르면 하 상무는 3월 초 인사에서 ‘M-able Land Tribe’(마블랜드트라이브)장으로 영입됐다.

하 상무가 이끄는 마블랜드트라이브는 기존의 디지털사업본부를 개편해 신설한 조직으로 모바일을 주축으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는 곳이다.

이름도 ‘모바일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라는 의미를 담아 모바일의 ‘M’과 ‘할 수 있다’는 뜻의 ‘Able’을 더해 만들었다.

기존에 대표이사 직속이었지만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WM(자산관리)부문 소속으로 이동했다.

하 상무는 현재 KB증권 임원 가운데 가장 젊다. KB증권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B증권 상무 대부분이 1960년대에 태어났다

하 상무는 금융권에 몸담은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KB증권에 오기 직전까지 SK플래닛에서 '11번가' 마케팅그룹장을 지냈다. 이전까지는 네이버, 옥션 등을 거쳐 ‘다나와’에서 제휴본부장을 지냈다.

KB증권 임원 가운데 하 상무를 제외하면 모두 금융권에 몸 담은 경험이 있다.

하 상무 이전까지 마블랜드트라이브를 이끈 김재봉 전무 역시 1990년 1월에 현대증권에 입사해 증권사에만 30년 가까이 몸담았다.

KB증권이 의외의 인물을 파격 발탁한 이유는 증권사에서 비대면 주식거래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새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지점 수가 처음으로 1천 개 아래로 내려갔다. 2010년 1790개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결국 세 자릿수로 떨어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비대면 주식거래가 급속도로 성장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20~30대 젊은층의 주식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점 역시 하 상무의 영입 배경으로 꼽힌다.

하 상무가 몸담았던 11번가의 주요고객은 20~30대 젊은층이다. 하 상무는 11번가에서 ‘십일절’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도 있다.

11번가의 십일절은 매년 11월1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할인행사로 지난해 11월11일에는 하루거래액 1020억 원을 넘기기도 했다. 전년 같은 날 기록한 하루거래액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마블랜드트라이브도 20~30대 젊은층과 소통에 매우 활발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소통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하우성 상무가 11번가를 비롯해 주요 이커머스기업에서 오랫 동안 신사업 전략과 마케팅 업무 등을 맡아왔던 만큼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주식거래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