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결제와 할인을 동시에 제공하는 파격적 혜택 등으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현대카드에 ‘18년 장기고객’ 코스트코를 뺏겼지만 트레이더스의 성장을 기대하고 역량을 집중해 코스트코의 공백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코스트코 빼앗긴 아쉬움을 트레이더스로 달랜다

▲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단독제휴를 맺고 있는 트레이더스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14일 서울 월계점을 시작으로 올해 부천 옥길지구와 부산 명지 국제신도시를 비롯해 모두 3곳의 신규 지점을 낼 계획을 세워뒀다.

연말이면 코스트코(15곳)보다 지점이 세 곳 더 많아진다.

내년에도 부산 연성과 안성, 청주, 수원, 동탄 등 수도권에 트레이더스를 출점해 2030년까지 모두 50곳 점포를 열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트레이더스의 공격적 성장전략에 발맞춰 현대카드에빼앗긴 코스트코 고객을 만회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할인점 제휴카드처럼 적립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 아니라 결제와 동시에 할인해주는 '즉시할인'혜택을 앞세워 삼성카드 고객을 빠르게 늘리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카드가 최근 내놓은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는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트레이더스 이용금액의 최대 5%까지 현장에서 바로 할인해준다.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나 신한카드의 ‘마이 홈플러스 신한카드’가 결제 금액의 일부를 적립해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트코는 할인점 가운데 독특하게 ‘1국가 1카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코스트코에서 물품을 구매하려면 현금이나 현대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카드가 코스트코 단골 고객을 단숨에 카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반면 삼성카드는 단독으로 트레이더스와 제휴를 맺고 있지만 트레이더스 고객은 결제할 때 모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당장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쌓아주는 적립 서비스보다는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할인해주는 혜택이 삼성카드 발급이나 사용을 더욱 장려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를 여러 번에 나눠 적립해 사용하는 것보다 쇼핑할 때 매번 할인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이 즉각적으로 할인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이를 위해 갓 개점한 트레이더스 월계점에 제휴카드 발급부스를 세우고 소비자들이 즉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뒀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 제휴카드는 트레이더스에서 처음 결제할 때 결제금액의 20%를 돌려주는 등 파격적 혜택을 주고 있다”며 “트레이더스에서 즉시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부스도 운영하고 있어 고객들이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빅데이터를 통해 트레이더스의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고객이 많아질수록 제휴카드인 삼성카드를 사용할 고객도 그만큼 증가하는 만큼 트레이더스 고객을 늘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트레이더스는 삼성카드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사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고객층을 상대로 한 마케팅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트레이더스가 국내에서 공격적 경영전략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삼성카드가 2023년까지 트레이더스와 단독제휴를 맺어두고 있는 만큼 ‘한 배’를 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