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가 한진칼의 주주총회 소집공고 내용을 놓고 ‘주주제안 조건부 상정’이란 방식으로 주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KCGI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은 ‘주주제안 안건 조건부 상정’이라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한진칼의 경영진은 2대주주의 건전한 주주제안마저 봉쇄하기 위하여 비정상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KCGI "한진칼의 조건부 주주제안 상정은 주주권익 침해"

▲ 강성부 KCGI 대표.


한진칼은 KCGI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주주제안한 안건을 조건부로 목적사항에 포함하여 제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KCGI는 한진칼에 독립적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할 것, 과도한 이사의 보수를 제한할 것 등을 뼈대로 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KCGI는 “주주제안권은 회사의 발전방향에 관련해 주주들의 의견를 모으는 주주총회에서 건전한 논의가 촉진되도록 법이 보장한 주주의 권리”라며 “주주제안권의 행사는 주주들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회사의 권리나 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KCGI는 한진칼이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안건들도 기업가치를 악화시킬 내용이라고 바라봤다.

한진칼은 석태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사외이사 선임 안건, 겸직이사 보수 승인 안건, 감사위원회 설치 안건 등을 상정하기로 했다.

KCGI는 “한진해운 파산 등으로 한진그룹의 경영위기를 초래한 석태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독립성이 결여된 사외이사 선임 안건, 과도한 겸직 이사 보수 승인 안건, 감사제도를 회피할 목적의 '꼼수' 차입금을 반영한 재무제표 승인 및 감사위원회 설치 안건 등을 포함했다”고 비난했다.

KCGI는 “이 안건들은 그동안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저해하고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다른 주주들을 희생시키는 행태로서 지속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돼왔던 사항”이라며 “그럼에도 한진칼 경영진은 어떠한 시정이나 개선의 노력도 없이 이번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다시 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KCGI가 한진칼에 요청한 전자투표제 도입을 거부한 점과 차입금 관련 이사회 의사록 제공 요청을 거절한 점 등도 문제 삼았다.  

KCGI는 “한진칼의 경영진이 행하고 있는 일련의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행태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전근대적 방식의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한진칼 기존 경영진의 의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KCGI는 “한진칼의 경영진을 향한 감시와 견제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한진칼이 직원, 주주 및 고객을 위한 회사로 탈바꿈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