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도 비주력사업의 매각을 추진하며 CJ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성장성에 한계를 맞은 사업에서 손을 떼고 식품,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물류 분야에 CJ그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재현의 CJ그룹 '선택과 집중'은 모든 계열사에서 진행 중

이재현 CJ그룹 회장.


8일 CJ푸드빌에 따르면 2012년 9월부터 중국 베이징 리두 지역에서 운영하던 ‘빕스’ 매장을 29일 폐점하기로 했다. 중국 내 빕스 매장은 한 곳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수익성 차원에서 빕스 매장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중국에서 주력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이기 때문에 중국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빕스 철수를 시작으로 CJ푸드빌이 중국 외식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CJ푸드빌은 중국에 5개의 법인을 두고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CJ푸드빌 해외법인은 2017년 순손실 267억 원을 냈다.

CJ푸드빌은 올해 초부터 매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CJ푸드빌의 적자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사업을 정리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CJ푸드빌은 2015년에서 2017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2018년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도 사업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사료사업부를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내놨다는 말이 나왔다. 식품과 바이오 등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성장성이 낮은 사료사업부를 매각하려 한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이와 관련해 “생물자원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사료사업부 매각설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의 냉동피자 제조사 ‘쉬완스’를  1조3238억 원에 인수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에 여러 차례 성공하며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 말 기준으로 7조276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 5조6411억 원에서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쉬완스 인수 뒤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 저하는 불가피하다”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가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는 조건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약 1조 원의 가격으로 평가되는 사료사업부를 매각한다면 CJ제일제당은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이재현 회장은 CJ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CJ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몇 가지 사업을 놓고 질타성 발언을 내놓으며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은 상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 원에 매각하고 올해 2월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판매하기로 결정하는 등 비주력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식품,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CJ그룹 계열사를 재편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대형 인수합병과 매각을 동시에 진행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성과는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그룹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비주력사업을 매각해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며 “계열사 재편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CJ그룹의 전체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