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설 두산건설 관리본부장·재무본부장 전무가 두산건설 사내이사에 오른다.

12일 두산건설에 따르면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두산건설 사내이사 되는 김진설, 재무구조 개선의 어깨 무겁다

▲ 이병화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


지금까지 두산건설 재무를 총괄하던 곽승환 각자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은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전무가 곽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두산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재무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요 계열사를 사업 담당과 재무 담당의 각자대표체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김 전무가 최고재무책임자에 오르게 되면 어려움에 빠진 두산건설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두산건설은 몇 년 전부터 경영난을 겪어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건설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는데 두산건설이 2018년 순손실 5518억 원을 보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2018년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수채권의 위험 부담과 미분양 관련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산제니스 현장과 장기 미착공사업장 등에서 추가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김진설 전무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단기 차입금 상환의 부담도 크다.

박선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두산건설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2019년 1월 기준 1조664억 원”이라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해도 차입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파악했다.

두산건설은 현재 4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3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는 자체 투자 규모가 커서 두산건설을 향한 더 이상의 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진원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2019년 자체사업에 3천억 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되는데 이번 두산건설 지원으로 자금여력이 약화됐다”며 “두산중공업 역시 3천억 원대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그는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는 지주사인 두산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손자회사와 자회사에서 발생한 재무관련 문제가 지주사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건설이 보유한 자산을 추가적으로 매각해 차입금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김진설 전무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셈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김 전무의 최고재무책임자 선임과 관련해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1965년 11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강릉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 경영관리총괄 재무관리부문 상무에서 두산건설 자금담당 전무로 옮겼다. 이후 지금까지 8년 동안 두산건설에서 재무 전문가로 일해 왔다.

현재 두산건설 계열사인 밸류웍스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