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지주 주가를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1위를 신한금융지주에 내준 데 이어 금융 대장주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오늘Who] 윤종규, KB금융지주 대장주 만들 인수합병 '한방' 찾을까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윤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KB금융지주 비은행부문이 부진한 데다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한 방’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KB금융지주 주가는 4만2700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보다 1.3% 오르긴 했지만 연중 최저 수준이다. 시가총액 순위도 17위에 그친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힘을 못쓰고 있지만 KB금융지주의 주가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나름 선방하고 있다. 시가총액 순위는 12위로 KB금융지주와 시가총액 격차가 무려 2조4898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신한은행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 실적이 양호했고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올해 순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한동안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는데 어느 순간 신한금융지주가 확실히 앞서나가면서 대장주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런 흐름은 두 금융지주의 실적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주력 계열사에서 희비가 엇갈리면서 승부도 갈렸다.

신한금융지주에서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KB금융지주에서는 KB증권이 크게 부진했고 그동안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KB손해보험마저 부진했다.

문제는 윤 회장이 앞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릴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윤 회장은 최근 KB금융지주 주식 1천 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자사주 2천 주를 매입한 지 석 달여 만이다. 윤 회장이 보유한 KB금융지주 주식도 2만1천 주로 늘었다.

윤 회장은 4월 홍콩과 호주에서 올해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연다. 지난해에도 싱가포르, 홍콩, 미국, 일본을 찾아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주주 비중이 70%에 이르는 만큼 해외 기업설명회를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올해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기업설명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당분간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큰 호재는 없어 보인다.

대형 금융지주의 주가는 일부 자사주 취득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굵직한 인수합병과 든든한 계열군단의 약진으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당분간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인수합병 매물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인수합병 여력을 가장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몇 년 동안 윤 회장까지 직접 나서 꾸준히 인수합병 기회를 찾고 있다고 강조해왔지만 적당한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윤 회장에게는 최근 롯데캐피탈 매각이 잠정 중단된 점 역시 크게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가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KB캐피탈과 함께 업계 1위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다시 롯데캐피탈 매각에 나설지조차 불분명하다. 롯데그룹에서 꼭 롯데캐피탈을 매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본롯데홀딩스나 호텔롯데에서 들고가는 쪽으로 교통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과 신 회장의 지분을 묶어 금융지주에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KB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윤 회장이 항상 최우선적으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던 생명보험사인 데다 업계 순위도 3위에 이른다. KB금융지주가 교보생명을 인수하면 단번에 업계 상위권으로 오를 수 있고 그룹의 취약점도 보완된다.

그러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 등이 걸려있어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