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의 GS그룹 총수 자리를 향한 경주가 본궤도에 올랐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3년 더 그룹을 이끌게 됐지만 사실상 마지막 임기로 보이면서 다음 총수 후보로 꼽히는 허용수 사장과 허세홍 사장은 경영성과를 내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허용수 허세홍, GS그룹 차기 회장 향한 경쟁 본궤도에 올라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8일 GS그룹에 따르면 허용수 사장은 GS에너지의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허세홍 사장은 GS칼텍스의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앞서 7일 GS그룹의 지주사 GS는 22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허창수 회장이 3년 임기의 GS 대표이사직에 재선임되는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허창수 회장이 1948년 생의 고령임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의 연임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허용수 사장과 허세홍 사장에게는 2022년까지 3년이 확실한 경영성과를 거둬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

허용수 사장은 GS에너지의 자체사업인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정유, 화학, 발전 등 에너지와 관련한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사로 지주사의 본업인 종속회사의 경영 관리에만 집중한다면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허용수 사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 자체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월26일 GS에너지는 아랍에미리트의 국영석유회사 ADNOC과 손잡고 에너지사업과 관련해 유전개발, 원유정제,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허용수 사장은 GS에너지가 지난 2015년부터 ADNOC과 육상유전개발사업을 함께 해온 만큼 여기에 힘을 더욱 실어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허용수 사장은 2017년 GSEPS 대표이사를 지내며 영업이익 1135억 원을 내 2016년보다 영업이익을 47%가량 끌어올리는 등 개별회사를 이끄는 능력은 이미 한 차례 검증받았다.

이제 중간지주사 GS에너지 대표이사로 종속회사 관리에도 힘을 쏟아 총수후보로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지난 1월 GS에너지는 250억 원을 투자해 자회사 보령 LNG터미널의 증설을 시작했다. GS파워 등 민간발전 종속회사가 진행하는 LNG발전사업의 육성을 준비하는 것인데 ADNOC과 LNG 트레이딩부문에서도 협력하기로 한 만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허세홍 사장은 GS칼텍스의 본업인 정유뿐 아니라 사업 다각화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정유사업은 시황에 크게 좌우돼 ‘천수답’사업으로 불리는 만큼 능력을 평가받기 쉽지 않을뿐더러 현재 GS칼텍스의 가장 큰 과제가 바로 사업 다각화이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2021년까지 2조6천억 원을 투자해 여수 공장에 올레핀 복합분해설비(MFC)를 짓는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유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활용해 연 70만 톤의 에틸렌과 50만 톤의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GS칼텍스는 올레핀 복합분해설비로 한해 영업이익 4천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어 허세홍 사장의 평가는 이 프로젝트의 성과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허세홍 사장은 GS칼텍스 대표이사로서 첫 행보로 지난 1월 올레핀 복합분해설비 건설현장을 찾아 작업을 독려했다.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성과가 GS칼텍스에게나 허세홍 사장에게나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GS칼텍스는 전임 허진수 대표이사 회장 시절 신재생에너지 바이오부탄올 연구와 주유소 택배 ‘홈픽’ 등 주유소를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허세홍 사장은 이 사업들을 이어받아 바이오부탄올의 사업성을 검증하고 있다. 1월에는 LG전자와 손잡고 주유소를 에너지와 모빌리티의 융·복합 스테이션으로 만들기로 하면서 주유소 활용사업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허세홍 사장은 이미 사업 다각화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어 GS칼텍스의 사업 다각화를 자신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허세홍 사장은 2017년 GS글로벌 대표이사를 지내며 무역 중심의 사업구조에 석탄광 개발사업을 추가하는 다각화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GS글로벌은 2017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인 480억 원을 거뒀다.

GS그룹의 지주사 GS 지분 보유현황을 보면 2019년 2월 기준으로 허용수 사장은 5.26%를, 허세홍 사장은 1.54%를 들고 있다. 지분만으로는 허용수 사장이 유리한 위치라고 볼 수 있다.

허용수 사장은 GS그룹의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GSEPS 대표이사에서 그룹의 에너지사업 중간지주사인 GS에너지 대표이사로, 허세홍 사장은 GS글로벌 대표이사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