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시장에 진출하며 기존 협력사인 파나소닉 외에 다른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의 전기차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삼성SDI가 공급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SDI가 테슬라에 전기차배터리 공급할 가능성 열려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테슬라가 중국에 본격적 진출을 위해 상하이에 대규모 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파나소닉의 참여 여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파나소닉은 그동안 테슬라와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며 배터리를 독점적으로 공급해 왔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배터리 독점 공급사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며 "중국 진출에 대규모 자금도 필요해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 역시 배터리 확보처를 다변화하기 원하지만 테슬라와 손을 잡을 수 있는 배터리업체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중국에 대규모 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협력을 위해 조 단위의 시설 투자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과연 누가 테슬라의 협력사가 될 지 주목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배터리업체는 대부분 자금난을 겪거나 테슬라가 전기차에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에서 뒤처지고 있어 테슬라와 협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테슬라가 결국 한국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추진한다면 삼성SDI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삼성SDI는 세계 원통형 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배터리 밀도 등 기술력에서도 가장 앞선 업체로 평가받는다.

삼성SDI가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며 이전부터 협력을 이어온 점도 테슬라의 새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 진입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SDI는 테슬라와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에 활용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한국 배터리업체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배터리공장에 수십 조원대의 투자계획을 내놓은 반면 삼성SDI의 현재 투자계획은 훨씬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최근 중국 톈진의 원통형 배터리공장에 약 4천억 원을 들여 증설 투자도 결정하며 원통형 배터리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삼성SDI와 같이 기술 수준이 높은 한국 배터리업체가 테슬라의 중국시장 파트너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