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내정자가 KEB하나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글로벌사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그룹은 지성규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을 다음 행장으로 내정하며 과감한 세대교체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늘Who] 지성규, 김정태 뜻 받아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 짊어져

▲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내정자.



지성규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보다 7살 아래다. 1961년 생인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과 견줘도 젊다.

하나금융그룹은 함 행장이 제도 통합과 실적 성과를 기반으로 연임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엎고 ‘중국통’으로 불리는 지 부행장을 선정해 세대교체를 앞당겼다.

지 내정자가 그동안 중국에서 사업의 기반을 닦아온 만큼 글로벌사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 내정자는 2001년부터 하나은행의 중국 사업에 몸 담아온 ‘중국 전문가’로 불린다. 홍콩과 선양 지점에서 쌓은 중국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금융지주에서 차이나데스크 팀장, 글로벌전략실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세울 당시 설립단장을 맡아 신사업 개척부터 현재의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줄곧 중국사업을 총괄해 왔다.

2014년부터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은행장을 역임해 2015년 순이익 205억 원 수준이던 중국유한공사를 2017년 373억 원 규모로 키워내기도 했다.

지 내정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글로벌사업을 뒷받침할 ‘적임자’로도 평가된다. 

중국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예전부터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공을 들였던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 내정자는 김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중국 지린, 랴오닝, 헤이룽장성에 분행을 설립해 은행권 최초로 동북 3성에 지점을 마련했으며 지린성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린성은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향후 대북사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 개방이 가속화되면 지 내정자의 중국사업 경험이 빛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하나금융그룹이 금융당국과 갈등을 풀어냈다는 점도 지 내정자가 안정된 조직을 기반으로 하나은행의 미래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김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으로 금융감독원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함 행장이 자진해서 연임을 포기하면서 금감원과 해묵은 갈등을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장 인사를 앞두고 함 행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함 행장의 용퇴로 하나금융그룹이 금융당국과 마찰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신사업을 도모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라며 “지 내정자가 중국사업을 총괄했던 역량을 바탕으로 하나은행의 글로벌사업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