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사업을 키우기 위한 본격적 움직임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가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데 포항공과대학(포스텍)의 연구역량과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텍 앞세워 포스코 바이오사업 키우기 날랜 걸음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1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이 올해 초 드러낸 바이오사업 진출 의지를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포스텍은 바이오기업 제넥신, 포항시와 손잡고 포스텍생명공학연구센터에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BOIC)’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면적 7926㎡(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올해 12월에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에는 제넥신 등 국내외 바이오기업, 아리조나주립대학교 등 연구기관이 입주한다. 센터는 기업과 연구기관의 신약 후보물질 시험생산과 상품화를 지원하게 된다.

포스코는 2월26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과 함께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1월10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포스텍이 바이오에서 많은 연구역량과 그동안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사업 의지를 보인지 한달 만에 실행을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텍은 바이오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가총액이 1조8천억 원에 이르는 바이오기업 제넥신은 1999년 포스텍 학내 벤처로 시작했다. 포스텍은 현재까지 제넥신의 일부 바이오기술 관련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바이오 연구인력도 국내에서 포스텍만큼 풍부한 곳이 드물다.

게다가 포스텍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신약 개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결정 단백질을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설비다. 이를 활용하면 대량의 화합물 스크리닝에 의존했던 기존의 신약 개발에서 벗어나 단백질 구조 규명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약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신성장부문장인 오규석 사장이 바이오사업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약개발. 바이오진단, 바이오융합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포스텍과 협력해 사업화할 수 있는 부문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바이오사업을 주목하는 것은 철강산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의 구조적 한계는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온다. 세계 조강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 중국 철강회사들이 합병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포스코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란 시선이 늘고 있다. 

최 회장도 1월 “세계 철강산업은 과잉설비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오는 현재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산업이다. 삼성그룹, SK그룹 등은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에 바이오사업을 시작해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4월 바이오·헬스 분야의 혁신성장을 도모할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장기 전략에는 연구개발, 투자, 규제 혁파, 인력 양성 등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텍에서 그동안 해온 바이오 연구와 기술을 평가하고 향후 회사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 사업화방안을 아직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