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점포 통폐합과 대형화를 추진한다. 

하 부회장은 그동안 외형 성장에 집중해왔는데 올해부터는 경영 효율화 및 재무 건전성 높이기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점포 통폐합 추진해 내실 다지기 들어가

▲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28일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하 부회장은 조만간 소규모 지점들을 통폐합해 대형 지점으로 운영하는 ‘대형 점포화’를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비대면 채널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점 운영에 큰 실익이 없어지자 소규모 지점들을 묶어 운영해 고정지출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지점 수는 2017년 말 136개에서 2018년 말 102개로 줄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점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구체적 사항은 아직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직원들을 줄이려는 것은 아니고 비용 절감과 효율화 차원에서 대형 점포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그동안 주력해온 포트폴리오 개선과 몸집 불리기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자 올해부터 점포 통폐합 등 효율화 전략을 펼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 부회장은 안정적 운용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는 변액보험과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꾸준히 체질 개선을 이뤄왔다. 

2018년 2월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로 통합 법인이 출범된 뒤에는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조직 안정화도 힘써왔다. 

그 결과 미래에셋생명의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미래에셋생명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066억 원을 냈다. 2017년 순이익에 PCA생명 염가매수차익 1812억 원이 반영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7년보다 172% 대폭 늘어났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전체 신계약 가운데 99%가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이 대형 점포화와 같은 효율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2022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와도 관련이 있다. 

신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평균 10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하 부회장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과 함께 효율화전략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병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이익이 쌓이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본을 확충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회성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실을 단단히 다져 놓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의 2018년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246.1%다. 지난해 2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결과 2017년보다 26.8%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생명보험사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의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는 150%지만 생명보험사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016년 말 240.5%, 2017년 말 267.6%, 2018년 9월 말 272%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체질 개선과 조직 안정화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자 본격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점포화를 시작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