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춘수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대표이사에 오른다.

한화가 최근 대전 공장 사고에 이어 2018년 4분기에 3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롭게 대표에 오르는 금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오늘Who] 금춘수, 한화 대표이사 맡아 할 일 너무 많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는 3월27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춘수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한화는 2018년 하반기 화학과 방산부문을 통합하고 지원부문을 새로 만들었는데 금 부회장은 지원부문 대표이사를 맡는다.

한화는 현재 옥경석 화약방산부문 대표, 김연철 기계부문 대표,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 등 3인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금 부회장이 지원부문 대표에 오르면 4개 부문 각자대표체제로 바뀌게 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는 한화그룹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화 지원부문은 계열사 사이에 겹치는 업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2인자로 평가된다.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2018년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기 전까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개편, 경영승계, 계열사 업무 조정 등 그룹의 주요 현안을 진두지휘했다.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뒤에는 한화 소속으로 관련 업무를 후방에서 지원했는데 3월 주주총회에서 통해 대표이사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

한화는 현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표를 맡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금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그룹 전반의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애초 김 회장이 직접 대표를 맡아 이끌었으나 2014년 2월 배임 혐의로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대표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2월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지만 특정 기간 임원 취업을 제한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1년까지 2월까지 한화의 대표이사를 다시 맡을 수 없다.

한화는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한화생명, 한화케미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오늘Who] 금춘수, 한화 대표이사 맡아 할 일 너무 많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왼쪽)이 2018년 10월19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함께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 이글스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금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 회장을 대신해 청와대 행사에 참여하는 등 그동안에도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한화 대전공장 사고 수습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한화 대전공장 사고는 유가족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화와 방위사업청이 위험요인을 묵살했다는 의혹 등이 나오며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옥경석 사장이 사고 수습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한화그룹 전체 이미지와 연결되는 중대한 현안인 만큼 금 부회장이 직접 챙길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 악화 문제도 금 부회장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한화는 2018년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135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 4분기 영업손실 236억 원을 낸 이후 3년 만에 분기 적자를 봤다.

한화는 2018년 4분기에 자체사업이 아닌 한화케미칼, 한화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따라 적자로 돌아섰다. 계열사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공식적으로 맡게 된 금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그밖에 롯데카드 인수합병,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 상장,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등도 금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 사업으로 꼽힌다.

금 부회장은 21일 1주당 3만2850원에 한화 주식 3천 주를 장내 매수하며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였다. 매입 규모는 1억 원에 육박하는 9855만 원이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금 부회장이 보유한 한화 주식 수는 기존 2만8천 주에서 3만 1천 주로 확대됐다. 지분율은 0.03%로 변동이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