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상승세를 다시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에 가상화폐 관련 기능이 탑재되고 이더리움 하드포크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가상화폐 관련 호재가 잇따른 때문으로 보이지만 장기적 상승세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가상화폐 갤럭시S10과 '하드포크'로 활기, 장기화는 장담 못해

▲ 삼성전자 새 스마트폰 '갤럭시S10'.


하드포크는 기존의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통해 가상화폐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21일 오후 4시40분 기준으로 24시간 전보다 1.68% 올라 1BTC(비트코인 단위)당 43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8일만 해도 378만 원선을 오르내렸지만 2주가 안 되는 기간에 15% 가까이 시세가 오른 것이다. 

이더리움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이더리움은 8일 빗썸에서 1ETH(이더리움 단위)당 11만6천 원대에 거래됐지만 38.8% 상승해 이날 16만1천 원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시세의 상승세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에 가상화폐 관련 기능이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개된 갤럭시S10에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는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에 필요한 ‘블록체인 개인열쇠(프라이빗키)’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는 블록체인 개인열쇠만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화폐도 보관할 수 있는 전자지갑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술(IT) 기기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들에 따르면 갤럭시S10에는 가상화폐를 옮기고 보관할 수 있는 전자지갑 기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 등 외신들은 지난해 12월부터 갤럭시S10에 가상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전자지갑이 들어갈 가능성을 보도해왔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CCN은 갤럭시S10이 물리적 복제 방지(PUF) 기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이상적 가상화폐 전자지갑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0일 "삼성전자 갤럭시S10의 가상화폐 지갑 기능과 관련된 소문이 돌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더리움이 2월28일~3월1일 사이에 하드포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가상화폐 시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을 포함한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2월28일경 이더리움의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1월 중순 이더리움의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진행하려 했지만 보안 문제를 이유로 연기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는 이더리움의 채굴량 감소와 성능 향상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번 하드포크를 거치면 이더리움의 1회 채굴량이 3이더리움에서 2이더리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CN은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더리움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가상화폐시장이 약세를 보이다 오랜 만에 활기를 찾은 모습이지만 장기적 상승세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스마트폰에 가상화폐 전자지갑 기능을 탑재한 것은 갤럭시S10이 처음은 아니다. 

대만 HTC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엑소더스 1’에 가상화폐 전자지갑 기능인 ‘자이온(Zion)’을 탑재해 시장에 내놨다. 

엑소더스 1은 가상화폐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판매가 중단됐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시장의 추세적 반등은 결국 제도권 금융 진입에 달려있다”며 “삼성전자와 HTC가 규모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삼성 스마트폰에 전자지갑 기능이 탑재된 정도로는 가상화폐 시세를 장기적 상승세로 이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최근 두 차례 연기됐다는 점도 잠재적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해 10월에도 개발자 회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계획됐던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1월로 연기했지만 이마저도 뒤로 미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주일가량 남은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