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넥슨 예비입찰에 참가해 넷마블과 경쟁하게 될까?

넥슨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21일 진행되고 있다. 예비입찰은 본 입찰에 들어가기 전에 입찰 참여 의사가 있는 기업을 판단하기 위해 희망자를 등록하는 과정이다. 
 
카카오, 넥슨 인수전에서 넷마블과 경쟁할까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넥슨 매각을 담당한 도이치뱅크와 모건스탠리는 각 인수 후보들에게 21일 자정까지 입찰을 마감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예비입찰 당일까지도 인수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예비입찰 참여를 포함한 넥슨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넷마블이 넥슨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 다른 모습이어서 카카오의 인수전 참여를 둘러싼 궁금증도 더욱 커지고 있다. 

넷마블이 중국 텐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넥슨 인수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 카카오는 컨소시엄 구성 등 인수 작업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넥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첫 번째 국내기업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카카오가 넥슨 인수전에서 물러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가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는 투자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수익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인수전 불참 가능성에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14일 2018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용투자는 이미 2018년에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며 "올해는 새 사업들의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성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주얼게임들을 선보이며 캐주얼게임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등 심화된 장르 등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아직 제대로 된 게임을 출시한 적이 없어 넥슨의 인기 있는 지식재산권을 들고온다는 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 인수전의 결과는 국내 게임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을 끌어안는 회사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게임시장에 진출할 큰 자산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넥슨 게임들의 지식재산권(IP)은 해외 게임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넥슨은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유명 PC온라인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에는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트라하'를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게임들도 출시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넷마블 등의 넥슨 인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넥슨을 인수하면 중국 매출 비중 확대 및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어 게임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넥슨은 모바일게임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수익 창출부문에서도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2018년 매출 2537억 엔(약 2조5296억 원), 영업이익 984억 엔(약 9806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9%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