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에서 배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SDI는 테슬라에 이전부터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를 공급하며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데 공급을 늘릴 기회가 커질 수도 있다.
 
삼성SDI, 테슬라에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공급기회 더욱 넓어져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20일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서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파워월'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에너지세이지 홈페이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 소비자의 55%는 테슬라의 제품 구매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할 능력을 갖춘 설치업체의 비중은 12%에 그쳤다.

에너지세이지는 블룸버그를 통해 "설치업체들은 가장 인기가 높은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급이 소비자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전환한 점도 에너지저장장치 공급에 차질을 빚는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전기차시장 점유율 확보를 우선목표로 앞세우고 역량을 집중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생산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전기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내놓은 만큼 전기차 배터리의 물량 확보가 더욱 시급하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의 성장 기회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테슬라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협력사인 일본 파나소닉을 제외한 다른 업체의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확보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가 공급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SDI는 2017년부터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공급하며 협력관계를 맺었다.

테슬라는 2017년에 호주 정부에서 수주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배터리 확보가 어려워지자 처음으로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들였다.

삼성SDI는 지난해도 테슬라에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물량 공급을 늘린 것으로 알려진 만큼 테슬라가 배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충분하다.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와 전기차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세계에서 삼성SDI가 가장 앞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기술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는 최근 중국 톈진 공장에 원통형 배터리공장의 증설 투자도 결정하며 생산 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에너지저장장치 공급량을 지난해의 2배 규모인 2GWh(기가와트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의 수급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