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임일순, 홈플러스 노사갈등 불 끄고 혁신에 드라이브

▲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주재현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오른쪽)이 18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2019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마친 뒤 협약서를 함께 들어 보이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노사갈등의 불씨를 끄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혁신작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무기계약직 직원 1만5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안이 사실상 최종 확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임 사장은 고용안정,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노사갈등 위협요소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 

19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사장이 홈플러스 일반노조와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만 남겨두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등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정규직 40%, 비정규직 60%로 이뤄져 있는 반면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조합원 90%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1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홈플러스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무기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나 임금인상률은 합의가 거의 끝났으며 현재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단체협약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무기계약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회사가 자의적으로 인사발령을 내지 못하도록 단체협약 조항을 만드는 안을 놓고 사측과 논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무기계약직 직원 다수가 50대의 여성주부인데 집 가까이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회사가 자의적으로 소속 매장을 바꾼다면 사원들이 자칫 무기계약직 직원일 때보다 정규직이 되고나서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 있어 이런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에는 무기계약직 직원 3천 명이 소속돼 있다. 

임 사장은 18일 주재현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과 무기계약직 직원 1만2천여 명의 정규직 전환 등 내용이 담긴 협약서에 서명하고 손을 맞잡았다. 임 사장은 이로써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와 임금교섭을 마무리했다.

임 사장은 홈플러스 일반노조와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큰 틀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 일반노조가 단체협약에서 정규직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면 향후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도 향후 임단협을 진행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번에 임금교섭만 진행했다. 

임 사장은 노조와 갈등이 계속 불거진다면 홈플러스를 혁신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해  대규모 정규직 전환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노조는 그동안 고용 안정 등을 놓고 홈플러스 사측을 거세게 압박해왔다. 

홈플러스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 지분을 7조 원 넘게 주고 인수했지만 업황 악화에 발목잡혀 홈플러스를 당장 매각하는 대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런 과정에서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그동안 사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총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각오도 다졌다. 

임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직원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며 홈플러스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임 사장은 이를 위해 홈플러스의 구조는 물론 상품 기획, 홈플러스 브랜드까지 손을 보며 취임 직후 지금까지 줄곧 혁신을 거듭해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정규직 직원이 된 만큼 최저임금 이슈나 고용 안정과 관련된 이슈로 노사갈등을 벌이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노동자는 고용 안정을 확보하고 사측은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는 효과를 보게 돼 노사 양측에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