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한 차례 더 연임해 떨어진 전경련의 위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17일 경제계에 따르면 다음 회장 선임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27일 전경련 총회에서 허 회장이 다시 한번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또 떠맡아 실추된 명예 회복할까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할 사람이 있겠지, 연임이 마음대로 되나”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허 회장은 2017년 당시 임기가 만료됐을 때에도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며 결국 고사 끝에 연임을 선택한 일이 있다.

2년이 지난 현재에도 전경련 회장을 맡을 유력한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전경련 부회장단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있으나 아직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숙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이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회사 내 갑횡포 문제로, 박삼구 회장은 '기내식 대란 사태' 등으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전경련이 이렇게 회장 후보 인선에 난항을 겪게 된 데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영향이 크다.

전경련은 경제계를 대표하는 가장 큰 단체였으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전경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삼성, 포스코, 현대차, SK, LG그룹이 탈퇴하면서 회원사 수가 600여 개에서 400개 수준으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 주최 행사에 초청받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이렇게 추락한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치밀하고 실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허 회장의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허 회장은 2017년에는 회장단회의를 폐지하고 사무국 인력과 예산을 절반 넘게 줄이는 등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

허 회장은 2018년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전경련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싱크탱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사회 각계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하며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경영계에서는 허 회장이 전경련을 개혁하기 위해 혁신휘원회를 꾸리고 내부 혁신안을 발표하며 환골탈태를 위해 대대적 노력을 기울인 점을 고려해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허 회장은 소탈한 성품을 지니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계의 신사’라고 불리며 화합과 내실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 회장은 2009년 전경련 부회장단에 합류했고 2011년부터 전경련 회장을 4회 연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