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유튜브를 통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영상매체에 익숙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유스(Youth) 마케팅’으로 미래 고객군을 확보하고 은행 이미지를 젊게 바꾸기 위해서다.
 
은행, 젊은층 잡기 위해 너도나도 유튜브 영상마케팅 치열

▲ NH농협은행의 '농가소득 올라올라 캠페인' 유튜브 영상 캡쳐.<유튜브>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을 선두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유튜브 채널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공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19만9천여 명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광고모델인 남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여자 아이돌그룹 IOI,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등을 앞세워 제작한 유튜브 광고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도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배우 및 아이돌 등을 광고모델로 앞세운 광고영상이나 코믹 영상, 웹드라마 등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유튜브 영상의 조회 수는 최소 100만 회에서 최대 800만 회로 유튜브의 인기순위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은행들의 광고가 주로 금융상품의 정보 전달 또는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은행의 신뢰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최근 영상들은 웃으며 즐겁게 볼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초적 금융 개념이나 금융상품을 설명해주는 영상뿐 아니라 은행 인사팀이 면접 노하우 및 연봉 정보를 알려주거나 은행원이 직접 등장해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을 말하는 등 은행과 관련된 종합적 정보를 쉽게 풀어서 전달하는 식이다.

TV가 아닌 영상매체에 익숙한 20~30대를 겨냥한 소위 ‘유스(Youth) 마케팅’의 일환이다.

젊은 고객층이 아직은 40~50대가 보유한 자산 규모과 비교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미래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40~50대 고객군은 오래동안 거래를 맺어온 만큼 쉽게 주거래은행을 옮기지 않는 경향이 짙지만 사회에 첫 발을 딛는 20~30대들은 마케팅에 따라 주거래은행을 선택할 여지가 크다.

과거에는 자식들이 부모가 사용하던 은행을 따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새로운 핀테크 금융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카카오뱅크 및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과거의 관행에 따른 경로가 흔들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선정한 이유로 토스가 20~30대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최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워너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배우 정해인, 손흥민 축구선수,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 등 젊은 세대가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광고모델을 내세우는 이유와도 맞닿아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없애고 젊은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 채널을 통한 마케팅이 중요해졌다”며 “최근 정치적·경제적 이슈로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찾는 40~50대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