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철강업계에 퍼지는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비철강부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비철강부문 확대에 힘을 쏟으면서 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비철강부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우, 포스코 비철강부문 강화로 보호무역주의 넘는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신성장부문에서 포스코켐텍의 2차전지 소재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비철강부문에 쏠리는 무게 역시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특히 포스코대우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말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사업을 그룹 차원의 육성사업으로 점찍었다.

기존에는 LNG미드스트림(생산한 가스를 처리시설까지 운송 및 판매하는 과정) 분야를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가 나눠 맡았으나 이를 포스코대우로 일원화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대우는 기존 미얀마 가스전 등에서 생산 및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 LNG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NG밸류체인은 가스 탐사 및 생산, 액화, 수송, 판매 등 ‘가스 생산에서 발전까지’ LNG 관련 사업을 일원화하는 것을 말한다. 

포스코대우는 2017년부터 LNG트레이딩 거래를 시작해 지난해 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18년 11월에는 브루나이 국영기업 ‘페트롤리움 브루나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0년 1분기 미얀마 해상 A-3광구에 시추공 3개도 추가로 설치하는 등 LNG 분야 육성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2030년에 포스코가 철강에서 40%, 비철강에서 40%, 신성장에서 20% 수익을 내게 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영업이익의 80%를 철강부문에서 올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공격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는 한국경제 발전을 이끈 철강산업의 상징적 존재이지만 이제 철강만으로는 ‘100년 포스코’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철강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시행했다. 수입제한조치는 일정한 기준의 시장접근물량(TQR)을 설정하고 이를 넘는 수입 철강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겨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는 제도다.

이번 수입제한조치로 유럽연합은 6월30일까지 2015년~2017년 평균 수출량의 105%를 초과하는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게 된다. 수입제한품목에는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후판, 철근 등 포스코의 주력상품들이 포함됐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018년 3월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 이후 캐나다, 유럽연합 등이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현재의 보호무역 기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 회장에 올랐을 때부터 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등 비철강부문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비철강부문 육성의 적임자로 평가됐다. 

포스코 역대 회장들이 모두 제철소장 출신인 반면 최 회장은 철강 현장경험이 없다. 부산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