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오너경영체제로 완전히 복귀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들어 해외출장 일정을 공식적으로 소화하는가 하면 CJ헬로 매각과 박근희 CJ 부회장의 CJ대한통운 대표 겸임인사 등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재현, CJ 오너경영체제 다시 가동해 잃어버린 4년 되찾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14일 CJ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회장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CJ제일제당센터, CJENM센터 등 여러 곳에 집무실이 있어 그곳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리모델링을 모두 마치고 18일부터 남산 사옥 시대를 연다. 이 회장도 남산 사옥의 집무실을 자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최근 건강이 회복되며 빡빡한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2월 초 올해 첫 해외출장으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 사업전략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주요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해외에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연 것은 6년 만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장남인 이선호 CJ 부장과 함께 미국사업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계열사 사업재편과 인수합병 등을 숨가쁘게 진행했지만 공식 일정이 대외에 알려지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경영복귀 이후에도 건강 회복에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최근 이 회장의 행보에 변화가 감지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잃어버린 4년’을 되찾기 위한 간절함이 반영된 것”이라며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서도 CJ그룹이 최근 가장 많은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CJ그룹의 오너경영체제를 통한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직접 영입에 공을 들인 박근희 CJ 부회장에게 CJ대한통운 대표를 겸임하도록 한 것도 친정체제 구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이 미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한 것도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 주력 계열사의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합병 등을 통한 외형 확장만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회장은 올해 CJ그룹의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최근 대형 인수합병을 잇달아 성사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CJ그룹의 전체 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10조 원으로 2015년 6조6천억 원보다 3조 이상 증가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CJ그룹의 안정적 사업기반과 식품, 신유통 사업의 낮은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경상적 투자자금 소요는 감내할 수 있다”면서도 “대규모 인수합병 등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이 대폭적으로 확대되면 신용도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이미 CJ헬로 매각 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날 CJENM은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CJ헬로 지분 50%+1주를 8천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CJENM은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차입금이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1442억 원까지 늘어난 CJCGV는 지난해 12월 토지와 건물 등 2100억 원의 유형자산을 처분하기도 했다. 또 최근 CJ푸드빌 매각설이 불거졌던 점도 CJ그룹의 재무 부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