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지진이 잦아지면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내진설계가 지진에 대비하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잦은 지진으로 원전에 불안한 시선, 한수원 "내진설계 안전해"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10일 경상북도 포항시 동북동쪽 50킬로미터 부근 해역에서 진도 4.1 규모 지진이 일어났으나 원자력발전소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진이 발생한 뒤 원전 시설들을 긴급 점검했지만 설비 고장이나 가동 중지 등 이상현상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진이 원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수원이 원전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과 별개로 지진에 따른 원자력 관련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진 자체가 점점 더 잦아지고 강해지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018년에 한반도와 주변 바다에서 지진이 모두 115회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6년 252회, 2017년 223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2016년에는 경주시 근처에서 진도 5.8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뒤 가장 강한 수준이다. 2017년에도 포항시 부근에서 진도 5.4에 해당하는 지진이 발생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경상도 인근 지층에서 단층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지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논평을 내고 “경상도 지층은 약 2천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형성된 신생대 3기, 4기층으로 최근 들어 단층활동이 일어나는 등 불안정하다”며 “문제는 경상도 일대에 울진군 한울 원전 6기, 경주시 월성·신월성 원전 6기, 부산시 울산시 고리·신고리 원전 8기 등 원전 20기가 퍼져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탈핵위원회는 “최근 신고리 4호기가 가장 불안한 지층에서 운영 허가됐다”며 “단층활동이 일어나는 곳 주변 원전 20기의 지진 안전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고리 4호기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건설돼 1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운영 허가를 받고 7일 시범운전을 시작했다. 시범운전은 앞으로 7개월 동안 진행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이 발생한 뒤 약 1년 동안 신고리 4호기의 안전성을 추가 검토했다.

다른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에 지진이 발생했지만 신고리 4호기에는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신고리 4호기 운영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수준이 높아 10일 발생한 지진보다 훨씬 강한 지진이 일어나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은 일반 건축물과 다르다. 건축법은 ‘붕괴방지와 인명 안전’을 내진성능 목표로 두지만 원자력안전법은 ‘안전기능이 손상되지 않는 정상가동’을 목표로 한다.

지진이 발생할 때 일반 건축물은 다소 망가져도 완전히 붕괴되거나 인명 피해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된다. 반면 원전은 방사능 유출 등 사고를 막기 위해 거의 손상을 입지 않고 정상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국내 원전들은 0.2~0.3g 수준의 내진설계값이 적용돼 있다. 내진설계값 0.2g와 0.3g는 각각 진도 6.5, 진도 7 지진이 발생해도 원전이 이상 없이 작동되는 수준을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