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예상 매각가격 10조 원에 이르는 넥슨 인수에 참여할까?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략투자자로서 넥슨으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예비입찰 참가를 두고 여러 말이 나돈다. 
 
'10조 매물' 넥슨 예비입찰 임박, 삼성전자도 뛰어들지 시선몰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넥슨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은 21일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게임과 관련한 사업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넥슨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고사양 게임만큼 효과적 수단도 많지 않다. 갈수록 스마트폰이 하드웨어적으로 상향평준화하면서 소프트웨어 차원의 차별성을 내세우는 데도 적합하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 전자제품기업 화웨이에게 추격당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19년 삼성전자(2억9천만 대)와 화웨이(2억3천만 대)의 스마트폰 판매량 격차는 6천만 대 안쪽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를 위해 증강현실게임 ‘포켓몬고’를 제작한 나이언틱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언틱은 1월 2억4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정보통신 전문매체 인콰이어러는 삼성전자가 나이언틱에 4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갤럭시 스마트폰에 넣을 게임을 개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업계는 20일 출시하는 갤럭시S10에 나이언틱이 개발한 ‘해리포터’ 증강현실게임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노트9를 내놓으며 '포트나이트' 게임을 선탑재하고 한 달 동안 독점 유통하기도 했다. 갤럭시노트8 출시 때는 넷마블과 손잡고 리니지2레볼루션을 선탑재했다.

모바일앱 및 게임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점도 삼성전자가 넥슨 투자에 매력을 느낄 만한 충분한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앱시장은 2018년 1064억4천만 달러 정도에서 2022년 1564억7천만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이런 환경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올해 게임 특화 앱시장 ‘갤럭시스토어’를 열 계획을 세워뒀다.

토마스 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2018년 11월16일 부산에서 열린 게임업계 관계망 구축행사에서 갤럭시스토어를 두고 “우리는 게임 서비스에 목숨을 걸었다”며 “독점 게임도 출시해 삼성전자 기기가 게임에 최적화됐음을 각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넥슨 인수에 참여하면 독점 게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전자의 미래사업에 넥슨의 기술력을 활용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앞으로 3년 동안 180조 원을 투자할 4대 미래사업으로 △인공지능 △바이오 △전장 △5G를 꼽았다. 

넥슨의 기술은 이 가운데 인공지능과 전장, 5G에 접목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투자제안서를 받은 것 외에 인수전 참여 여부나 방식 등은 현재로서 확인된 내용이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넥슨 인수 검토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게임사업에 나서는 것을 놓고 부정적 시선을 의식해 현실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넥슨의 몸값이 10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수 후보들의 다양한 연합전선 구축 가능성이 큰 만큼 전략적 투자가 아니더라도 투자금 일부를 대는 방식으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