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력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램시마’가 미국에서 갈 길이 멀다.

램시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머물러 원조 의약품시장의 벽이 아직 높은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미국에서 램시마 판매 늘어도 갈 길 멀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30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에서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제약시장이자 의약품 가격이 유럽보다 높은 편이라 셀트리온이 수익성을 높이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29일 램시마의 미국 판매 파트너회사인 다국적제약회사 화이자의 2018년 실적 발표에 따르면 램시마는 2018년 4분기 미국에서 매출 7천만 달러를 거뒀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58% 증가했다.

램시마의 2018년 한 해 매출은 2억5900만 달러로 2017년보다 119%가 늘어났다.

셀트리온은 2016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았고 2016년 말부터 화이자를 통해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현지 판매에 들어갔다.

램시마는 2016년 4분기 400만 달러를 시작으로 분기마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2018년 4분기 매출은 출시 이후 처음으로 직전 분기인 2018년 3분기보다 1.4% 감소했다.

그러나 램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0%를 조금 웃도는 정도로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원조 의약품인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에 그친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공공보험이 아닌 사보험이 전체 의료보험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의약품 제조회사와 도매상, 보험회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셀트리온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만으로 점유율을 넓혀가기 쉽지 않은 환경인 것이다.

하지만 2019년 램시마의 뒤를 이어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허쥬마’가 출시되면 셀트리온의 미국시장 공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2018년 11월과 12월 연달아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판매 허가를 얻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출시 일정 등 상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두 제품의 미국 출시시기를 전략적 관점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다.

셀트리온은 미국 항암 바이오시밀러시장 공략을 위한 좋은 시기를 만났고 만반의 준비도 갖췄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판매를 위해 다국적제약회사 테바와 손을 잡았다.

테바는 세계 최대의 복제약(제네릭)기업으로 미국 항암제시장에서 병원 의원들을 상대로 뛰어난 영업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쟁 강화정책, 표시가격 인하 등 바이오시밀러 우대정책(BAP)도 셀트리온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미국 바이오시밀러시장은 미국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들이 나오고 있고 이에 사보험회사들이 반응을 보이고 있는 단계”라며 “셀트리온은 이런 시기를 맞아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조 의약품회사는 물론 삼성바이오에피스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어려움은 남아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7년 4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의 판매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램시마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2019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