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양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신사업 강화에 분주하다. 글로벌 보호주역주의와 공급과잉이라는 벽에 부딪힌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현대제철은 수소차와 연계한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전기차에, 현대제철은 수소차에 미래사업을 걸다

▲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켐텍은 4월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한 이후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제품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ESM에서 양극재, 포스코켐텍에서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양극재와 음극재는 모두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소재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켐텍은 합병을 마친 뒤 수주 진행과 설비 증설에 따라 향후 실적 전망에 관한 가시성이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고 자금 조달을 위해 일부 차입도 필요할 테지만 이 모든 것이 성장을 향한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매출 65조 원가량을 냈다. 포스코켐텍은 매출이 1조3800억 원에 불과하지만 핵심 계열사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그룹에서 매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오면 포스코켐텍의 성장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한 대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수천 배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의 매출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양극재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켐텍이 포스코그룹을 통해 투자 확대를 위한 안정적 재원 조달이 가능한 만큼 차별적 강점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가 전기차에 승부를 걸었다면 현대제철은 수소전기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일관성 있게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수직계열화와 품종 다변화라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현대제철은 수소사업에서도 역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로드맵’에 발을 맞추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7조6천억 원을 수소차에 투자해 연간 5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잡아뒀다.

이에 발맞춰 현대제철은 올해 4월 양산을 목표로 6천 대 규모의 수소차용 금속분리판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분리판은 수소차의 주요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 소재인데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스택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수소차의 엔진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목표한 만큼 수소차를 만들어 팔려면 수소충전소도 늘어나야 하는데 현대제철은 당진 공장에서 충전용 수소도 만들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3천 톤에 이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금속분리판은 추가 투자를 통해 2020년까지 1만6천 대 수준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수소전기차 충전용 수소가스도 향후 수소경제 성장에 따라 공급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