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선수가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다.

손흥민 선수의 지금과 같은 활약이면 차범근 선수와 박지성 선수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전설' 차범근 박지성 넘는다, 단 우승 없어 '옥에 티'

▲ 손흥민 선수.


20일 축구계에 따르면 아시아컵 국가대표 차출로 손흥민 선수가 소속팀인 토트넘을 잠시 떠나면서 토트넘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토트넘의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을 당하면서 손 선수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케인이 빠졌을 때 손 선수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며 쏠쏠한 재미를 봤었다.

손 선수는 올 시즌 12골, 8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는 7일 ‘5대 빅리그 선수 이적가치 순위’를 발표하고 손 선수의 몸값을 9390만 유로(약 1203억 원)로 평가했다. 세계 축구선수 가운데 33번째 높은 순위다.

손 선수의 최근 활약은 골과 도움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수치뿐만 아니라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도 대폭 성장했다는 것이다. 

16일 중국과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선제골을 만든 페널티킥도, 김민재의 추가골을 도운 코너킥도 모두 손 선수였다.

손 선수가 뛰어난 활약이 지속되면서 한국축구의 전설이 차범근, 박지성 선수와 비교도 많아지고 있다.

기록만 보면 차범근, 박지성 선수에 모자라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선수는 2018년 12월6일 차범근 선수(121골)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유럽 무대에서 100골을 넘어섰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차 선수의 기록을 깨는 것도 시간문제다.

손 선수는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 331경기에 나서 108골 49도움을 달성했다. 90분당 공격 포인트는 0.64로 0.34인 박지성 선수(344경기 46골 46도움)의 약 2배다.

손 선수가 박 선수보다 좀 더 공격적 역할을 맡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차이다.

다만 손 선수가 유럽무대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박지성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네덜란드에서 활동까지 포함하면 모두 17번의 우승을 했다. 차범근 선수도 UEFA컵 2회 우승, DFB포칼 1회 우승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선수에게 남는 것은 결국 기록과 우승컵이란 점에서 유럽무대에서 우승 경력이 없다는 점은 손 선수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손 선수가 프로생활을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선수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고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 등도 노리고 있다.

또 손 선수가 이번에 59년 만에 아시안컵까지 들게 된다면 차 선수와 박 선수도 달성하지 못한 꿈을 이루는 셈이다. 차 선수와 박 선수는 모두 이구동성으로 “아시안컵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한”이라고 말한다.

박 선수는 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손 선수가 한국 축구의 전설로 기억될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에 “당연히 (저를) 넘어설 겁니다. 아직 스물여섯에 불과하잖아요. 손흥민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