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국내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트룩시마는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스위스계 제약회사 로슈가 판매하는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다.
 
셀트리온, ‘트룩시마’ 특허소송 승리해 국내시장 공략에 속도낸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8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바이오젠을 상대로 한 트룩시마 관련 국내 특허 무효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 법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안정적 판매환경을 확보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2015년 4월부터 리툭산 관련 특허 5건의 무효 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고 2017년 2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적응증(어떤 약이나 수술로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 특허 무효 심결을 받으면서 트룩시마의 국내 판매를 위한 특허 무효 심판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번 판결은 바이오젠이 특허심판원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특허 무효 심결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항소한 사건에서 다시 특허 무효 판결을 받은 것이다.

바이오젠이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트룩시마 관련 국내 법적 분쟁이 모두 승리로 마무리됐다.

셀트리온은 이를 계기로 국내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셀트리온은 앞으로 높은 비용 때문에 바이오의약품 치료를 받지 못했던 환자에게 폭넓은 치료기회를 제공하는 판매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분쟁에 따른 위험부담이 해소된 만큼 트룩시마의 국내 홍보와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승소로 앞으로 트룩시마의 국내 판매를 확대해나가는 데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며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등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고 판매와 유통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는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룩시마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비호지킨 림프종,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다. 2016년 11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고 2017년 5월 국내에 출시됐다. 

트룩시마는 2017년 4월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서 출시된 뒤 2018년 3분기 유럽 리툭시맙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보이며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셀트리온의 새 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툭시맙은 리툭산과 트룩시마의 성분이 되는 종양치료물질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원료물질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조사한다.

하지만 트룩시마의 국내 리툭시맙시장 점유율은 2018년 3분기를 기준으로 10% 수준에 그친다. 국내 리툭시맙시장 매출의 90%는 트룩시마의 원조의약품인 리툭산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트룩시마의 국내 매출은 2018년 1분기 411억 원에서 2018년 2분기 554억 원, 2018년 3분기 829억 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원조의약품의 선호도가 높은 국내 항암 치료제시장에서 트룩시마가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국가별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주체 등 판매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상품이 시장에 자리 잡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룩시마의 국내 판매는 셀트리온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이 담당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모든 바이오의약품의 판매는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아왔는데 전략적 결정에 따라 2017년 2분기부터 셀트리온 의약품의 해외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판매는 셀트리온제약이 맡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