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박용만, 대통령과 기업인 대화 이끌며 상의 위상 또 과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5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부와 재계의 소통창구로서 위상을 한껏 보여줬다.

앞으로 규제 완화를 비롯한 재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일에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15일 서울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중견기업인들의 자유토론회인 ‘2019년 기업인과 대화’를 통해 대한상의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사회자로서 문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업인을 직접 지명하면서 토론을 이끌었다. 정부와 재계 간담회에서 재계 인사가 사회자를 맡는 일은 이례적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토론을 마친 뒤 4대 그룹 총수 등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을 때도 함께하면서 정부의 ‘재계 파트너’ 입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대한상의는 토론회에 참석할 기업인을 추천해 청와대와 조율하기도 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61명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6명이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에 지역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알리기도 했다. 

대한상의가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와 재계의 소통창구로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다시 입증한 셈이다.

대한상의는 1884년 설립된 국내 첫 경제단체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아우른다. 박 회장은 이런 장점을 살려 정관계와 소통을 확대하면서 단체의 위상을 높여왔다.

박 회장은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수행단으로 꼬박꼬박 참석하고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현직 시절 그를 세 차례나 독대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박 회장을 찾아 산업정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18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소통이 잘 되는지 질문받자 “내가 전화하면 경제부총리나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어느 때나 다 만나준다”며 “예전에는 전화통화도 쉽게 못했지만 지금은 이전의 어느 정부 때보다 열려 있다”고 대답했다.

박 회장은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2019년 들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잇달아 만났고 23일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에 성윤모 장관을 강사로 초청했다.

박 회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규제 관련 플랫폼을 바꿔야 한다”며 “국회는 낡은 규제를 바꾸고 신산업과 서비스산업 발전을 돕는 법안도 빨리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서도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 논쟁을 끝내야 한다”며 “성장은 시장의 자발적 성장을 위한 규제와 제도 등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고 분배는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개선하는 일인 만큼 둘 다 해야 하고 이룰 수 있다”고 소신을 내놓았다.

이런 목소리는 조금씩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신기술을 적용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규제 적용을 일정 기간 미루는 ‘규제 샌드박스’를 시작으로 여러 규제를 완화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박 회장의 말대로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야 한다”며 “성장이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도록 규제와 제도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