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놓은 아이폰XS와 아이폰XR 등 새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며 최근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애플의 '전성기'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아이폰 수요 감소의 반사이익을 봐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릴 기회를 맞았지만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 '전성기' 막 내려, 삼성전자 스마트폰 반등 기회 잡아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전자전문매체 와이어드는 6일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가파른 아이폰 판매 성장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며 "애플이 당분간 판매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다수의 외국언론은 아이폰 판매 감소세가 2016년부터 조짐을 보이다가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아이폰XS와 아이폰XR의 수요 부진 등으로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 고가의 신형 아이폰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교체를 미루면서 전체적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과 삼성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업체의 기술력이 애플을 뛰어넘고 있는 점도 아이폰 판매 부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등 고가 스마트폰에서 아이폰보다 앞선 최신 기술을,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아이폰과 비교해 훨씬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 아이폰 판매 부진이 지속된다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소비자의 수요를 대체하며 판매량과 스마트폰사업 실적 반등을 꾀할 중요한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3월 출시를 앞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최신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기술을 적용해 하드웨어 사양을 대폭 높이며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을 만회할 목표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도 올해부터 고성능 부품을 대거 탑재해 경쟁력을 높이는 'A' 시리즈와 가격을 크게 낮춰 인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M' 시리즈 등으로 재편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중국 등 세계 스마트폰시장 전반의 수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전략을 바꿔 대응하며 큰 폭의 기술 발전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한동안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굳건한 기술 우위와 중국업체의 가파른 추격으로 이중고를 겪으며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의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격차를 벌리고 선두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다음 과제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더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업체도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에 반사이익을 노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강화하며 해외시장으로 진출도 적극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 '전성기' 막 내려, 삼성전자 스마트폰 반등 기회 잡아

▲ 애플 아이폰XS(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홈페이지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2018년 3분기에 세계 4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12%로 사상 최고 점유율을 보였다.

화웨이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상위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25%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판매량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빠른 성장으로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구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이 앞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에게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확실한 격차를 증명하는 일이 중요해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10과 5G 스마트폰,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소비자를 되찾는 데 큰 기대를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