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GS칼텍스 사장이 연말 GS그룹 임원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이전부터 회사의 얼굴 역할을 하면서 오너 일가의 신뢰를 받아왔는데 GS그룹이 본격적으로 4세 경영시대에 접어들면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GS칼텍스 사장에 올라 오너 세대교체 뒷받침 어깨 무거워

▲ 김기태 GS칼텍스 지속경영실장 사장.


27일 GS칼텍스에 따르면 김 사장은 승진 이후에도 지속경영실장을 유지하면서 이전과 동일한 직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직급이 한 단계 올랐고 GS칼텍스의 경영체제에 변화가 생긴 만큼 김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김 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시점이 GS칼텍스의 경영이 오너 4세 체제로 전환하는 시기와 맞물리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이번 인사에서 허진수 회장이 GS칼텍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허동수 전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사장이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올라 GS칼텍스는 오너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재단에서는 오너 3세인 허진수 이사장과 함께 일하면서 회사에서는 오너4세인 허세홍 사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연스레 오너 세대교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은 GS칼텍스의 공익법인인 GS칼텍스재단이 설립된 이듬해 2007년부터 상임이사를 맡아 재단의 살림살이를 꾸려왔다. 재단에서도 초대 이사장인 허동수 전 회장에 이어 2대 이사장 허진수 회장과 줄곧 손발을 맞췄다.

특히 김 사장은 GS칼텍스의 얼굴 역할로서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대내외 위험(리스크)을 최소화하는 데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과 별개로 의외의 돌출 변수가 오너 4세 경영이 안정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최근 기름 유출과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구설수에 올라 있다. 김 사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부터 안전, 환경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검찰은 7월 발생한 GS칼텍스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GS칼텍스 법인과 지역팀장 등 3명을 기소했다. 11월에는 GS칼텍스가 차명으로 예선업체를 운영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를 준 사실을 해경이 적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전에도 GS칼텍스가 직면한 큰 사건사고에 대처해 왔다. 대표 사례가 2014년 싱가포르 선박 우이산호가 GS칼텍스 송유관을 들이받아 기름이 바다로 유출된 사고다.

당시 김 사장은 사고비상대책위 피해보상 TF팀을 맡았는데 피해를 입은 인근 주민들에게 선보상 후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빠르게 합의를 이뤘다. 또 수산물 구매 약정 등을 맺으며 지역사회를 달래는데 힘썼다.

다만 GS칼텍스 관계자는 “최근 이슈는 현업의 부분”이라며 “김 사장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59년 생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1987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해 입사해 30년 넘게 GS칼텍스에만 몸담아 온 ‘GS칼텍스맨’이다.

2007년부터 변화지원부문장, 대외협력실장, 지속경영실장 등을 맡으면서 대관과 홍보, 사회공헌과 대외협력 등 업무를 담당해 왔다.

최근 주요 그룹 임원인사에서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등 홍보담당 임원이 승진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김 사장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사장은 이전부터 오너 일가의 측근으로 활동해 왔다. 2007년 허동수 전 회장이 직접 챙겼던 여수 엑스포 유치와 개최 지원 활동의 실무를 담당한 사람이 김 사장이었다. 

김 사장은 허동수 전 회장, 허진수 회장 등과 함께 중동으로 날아가 엑스포 유치전을 벌이기도 했다. 개최가 확정된 후에는 여수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공간인 예울마루 건립을 통해 엑스포 행사를 지원하고 지역 사회공헌 사례를 만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