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LG에 영입한 3명의 임원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구 회장은 정기 연말인사에서 지주회사 LG에 외부인재 3명을 수혈해 콘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했는데 그들의 역할이 신사업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Who] 구광모, LG에 영입한 외부인사 3인에게 무엇을 기대하나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29일 LG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임원인사에서 ‘미래 준비’에 방점을 찍고 그룹의 콘트롤 타워인 지주회사 LG의 핵심 보직에 외부인사를 과감히 배치했다.

LG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인재 풀 확대와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역량 보강 등이 이번 임원인사의 특징”이라며 “미래 준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지금까지 전장과 로봇사업 등에서 미래 먹거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나온 결과는 이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LG전자 VC사업본부(현 VS사업부)는 2016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냈으며 올해 3분기부터 ZKW 연결 실적이 반영됐음에도 흑자 전환 시기는 2020년으로 미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구 회장은 영입 인사를 통해 외부인의 시선으로 그룹의 신사업 추진 실태를 재검토하고 새로운 추진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주회사 경영전략팀장 사장으로 영입된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사업,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 시대와 관련된 미래사업은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해 기술력과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효과적 인수합병(M&A)이 핵심이다.

홍 사장은 SK텔레콤과 기업 베인&컴퍼니 코리아를 거치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인수합병, 성장전략 수립 등의 경험을 쌓아온 만큼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에 앉힌 것은 지주회사 LG가 콘트롤타워로서 전장사업을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LG그룹 전장사업의 약점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것이 글로벌 자동차 생태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의 부재였다.

따라서 구 회장은 자동차 전문가 김 부사장 영입을 통해 전장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홍 사장과 김 부사장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그룹이 ZKW 인수를 시작으로 앞으로 자율주행 관련 추가 인수합병을 추진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두 사람이 협력해 전장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이경 전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의 영입도 주목된다.

구 회장은 내부 인재 육성을 강조하는 LG그룹 인사 문화를 깨고 외부 인재를 지주회사 인사팀 인재육성담당으로 임명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인재 확보에 외부 수혈을 적극 검토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