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 사모펀드가 경영 효율화와 주주 배당정책 확대에 초점을 맞춰 주주권을 행사하면서 지주회사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6일 “국민연금이나 KCGI 등 사모펀드들은 강화된 주주권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는 데 사용하기보다는 유휴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의 경영 효율화와 주주 환원정책 확대를 위해 행사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주주 환원정책에 미온적이었던 지주회사의 변화를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지주사 주식 투자가치 높아진다",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영향 강화

▲ 안효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


국민연금과 사모펀드의 주주로서 역할 강화는 지주회사들의 경영 효율화와 주주 환원정책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KCGI는 한진칼 지분 인수가 경영권 장악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고 국민연금은 경영 참여보다는 배당정책 등에 주주권을 우선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

지주회사는 시가총액을 웃도는 자산가치를 보유했지만 지주회사 대주주들은 자산 가치 효율화나 주주 환원 증대보다 지분을 활용한 그룹 장악력 강화, 자회사 경영권 행사 등에 관심을 보여 왔던 것으로 지적됐다.

오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등 주주들이 지주회사의 경영 효율화와 주주 환원정책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주회사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의 투자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SK, 두산을 최선호 주식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한진칼, 한솔홀딩스, 대림산업, 한라홀딩스, LG상사, 롯데지주, 현대중공업지주, 현대그린푸드, 조광피혁 등을 추천했다.

오 연구원은 “한국형 주주 행동주의가 본격화할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되고 있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데 이어 사모펀드에도 경영 참여 기회가 확대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국민연금은 7월30일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금융위원회는 9월27일 ‘사모펀드 제도 개편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한국 사모펀드들도 경영 참여를 위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규제에서 한 걸음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어 11월2일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