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의 중국 사모펀드시장 진출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에서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면서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사모펀드시장에 미래에셋자산운용 다음은 누가 뛰어들까

▲ 류스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연합뉴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7년 중국 증권투자기금업협회(AMC)에 외국자본 독자 사모펀드 운용사 인가를 신청했는데 1년 가량 기다린 끝에 마침내 중국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게 됐다.

중국 정부는 2016년 6월 외국 자본에 펀드시장을 개방하기로 하면서 외국 금융회사가 단독법인 형태로 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중국 금융회사와 합자회사를 세워야만 중국 펀드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피델리티, UBS, 블랙록, 브리지워터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중국에서 이미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인가를 취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일찌감치 인가 취득을 신청했지만 유독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한국과 중국의 사드갈등 여파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 사드갈등 문제가 잦아들면서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사모펀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 인가를 신청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 자산운용사 최초로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게 된 만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중국 텐진에 사모펀드 운용사 한화투자관리천진유한공사 설립을 마무리하고 사모펀드 관리기관 등록
을 마쳤다.

중국에서 사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외자 독자회사를 먼저 설립한 후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로부터 사모펀드 관리기관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KB자산운용이나 한국자산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중국시장에 관심이 높은 다른 운용사들도 중국 사모펀드시장을 눈여겨 볼 것으로 전망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법인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리서치 정도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사모펀드 등 액티브시장 방면으로도 내부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나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과거에 중국 사모펀드시장 진출을 검토했던 적이 있다. 현재는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 금융당국의 분위기가 달라지면 관련 사업 진출을 다시 고려해볼 수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중국 금융당국과 접촉을 시도하며 우호적 관계를 맺어둔 점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2018년 7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며 국내 금융회사의 중국 진출을 도와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당시 유 부원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금융투자사의 중국 사모펀드 관리회사 등록 절차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중국에 신규로 진출하는 건에서도 중국 금융당국이 협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