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노동조합이 지점 통폐합에 반대하며 무기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된 지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노동조합은 회사와 직원이 함께 상생하는 밑그림을 그리며 회사를 이해하고자 했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회사의 강요와 노동자의 희생 뿐”이라며 “이에 따라 노동조합은 20일 새벽 4시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노조, 지점 통폐합에 반대하며 무기한 밤샘농성

▲ 미래에셋대우 노조원들이 지점 통폐합에 반대하며 20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대우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미래에셋대우 노조>


노조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내년에 지점을 30%가량 통폐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9월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전국에 지점 148곳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할 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50여개 지점 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회사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지점 통폐합’을 통해 30%의 지점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지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업무가 중복되는 인원이 자연스럽게 퇴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지점 통폐합 정책은 본사 조직 개편과 슬림화에 이어 저성과자 양성과 원격지 발령, 직무 변경 등으로 이어져 결국 비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의도”라며 “이것이 '박현주'식 구조조정의 실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노사는 올해 10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임금협상과 지점 통폐합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회사의 무리한 요구에서 찾았다.

노조는 “합병한 뒤 무리하게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열면서 발생한 수많은 오류와 민원, 고스란히 따라오는 반복된 야근 등을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했다”며 “회사는 2017년 및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동자별 임금 차별안을 제시하는 등 교섭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점포를 대형화하기 위한 전략일 뿐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지점 상당수가 가까운 곳에 있어 영업범위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점포 대형화 전략을 펼치기 위한 것”이라며 “점포 대형화 전략일 뿐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