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분식회계 관련 내부문건 공개로 사면초가에 몰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구해낼까?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한 마지막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두고 끈질긴 노력 끝에 직접 참석해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냈고 ‘최종 진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오늘Who]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전에 뛰어들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김 대표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총력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3일 “14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에 김태한 대표가 직접 참석한다”고 말했다.

앞서 증권선물위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안건을 놓고 최종 결론을 내리고 이를 의결하기로 했다.

당초 증권선물위는 14일 열리는 회의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의 참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증권선물위는 관계자들의 참석 없이 징계를 결정하는 것이 관례였기에 증권선물위가 14일 징계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권선물위에 끝까지 소명하겠다는 뜻을 꾸준히 전달했고 결국 증권선물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참석을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참석한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회사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려있다.

증권선물위가 14일 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처리를 놓고 ‘고의’라는 결론을 내리면 이는 분식회계에 해당한다.

증권선물위가 ‘고의’로 결론을 내린다면 그 즉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는 정지되고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하는 상장 실질심사를 열게 된다.

김 대표가 14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 논란과 내부문건을 놓고 어떤 해명과 방어논리를 내세울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 대표가 내부문건 내용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대신 징계 수위가 낮아지도록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올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위원회에 참석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용 창출 효과를 집중 부각했다.

김 대표는 “2011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50명 직원이 시작해 2018년 현재 만 7년 만에 의약품위탁생산(CMO) 세계 1위가 됐다”며 “매년 400~500명의 젊은 직원을 채용해 지금 직원이 3천 명이고 평균 연령은 29세, 여성인력 비율이 40%인데 이런 회사가 어디 있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지속적으로 투자해 회사를 더 키우고 젊은 사람들을 더 고용해서 우량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익을 내고 세금도 내서 우리를 믿어준 국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 소액주주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방패가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 비중은 10월 말 기준으로 21%에 이른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에서도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해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주식 거래 정지 1년 3개월만인 지난해 10월에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이 때문에 거래소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장 폐지 사유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처리를 놓고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이사회를 동수로 구성해야 하기에 지배적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졌기에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경팀과 삼성 미래전략실의 치밀한 공모 아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조작하기 위한 차원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출된 내부 문건에는 작성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치밀하게 논의한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사실과 정황들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드러나 있다.

증권선물위는 14일 오전 9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재감리 안건을 논의한다.

증권선물위는 통상 오후 2시에 열렸는데 이번에는 다른 안건을 다음 일정으로 미루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징계 안건에 집중해 최종 결론까지 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