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가 10년 만에 맞붙었다.

2018년 한국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4일 오후2시 첫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SK와이번스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치러진 원정경기에서 두산베어스를 7대3으로 이겼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승부사’ 김태형과 ‘관리자’ 힐만 맞대결

▲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왼쪽)과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10년 만이다.

SK와이번스는 2007년과 2008년 모두 두산베어스를 상대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2010년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우승해 ‘SK 왕조’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베어스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삼성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를 상대로 우승했고 2018년 또 한 번의 우승을 더해 ‘두산 왕조’를 세우려 하고 있다.

두 팀의 대결은 같은 듯 다른 리더십을 보여준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과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의 대결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두 감독은 모두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책임지고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줄이는 야구로 팀을 운영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운영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은 2015년 부임하자마자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2015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끝내 우승하며 단기전의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승부사 기질의 이면에 투수 혹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감독은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이현승 두산베어스 선수에게 불펜에서 책임져야 할 이닝의 대부분을 맡겼고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아예 선발투수 4명을 제외하면 이용찬 두산베어스 선수와 이현승 선수만을 불펜투수로 활용했다.

강력한 팀 전력을 기반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을 1위로 마쳤지만 투수를 혹사시켰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나왔다.

김강률 박치국 함덕주 두산베어스 선수는 2018 시즌 중반까지 연투가 잦았다. 투수 혹사지수 계산법에 따르면 세 선수는 올 시즌 투수 혹사지수 상위 30명 안에 모두 포함됐다. 김 감독이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남은 기간 세 선수에게 휴식을 주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힐만 감독은 2017년부터 팀을 이끌며 관리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팀의 간판스타 김광현 SK와이번스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한 2018 시즌에 힐만 감독은 그를 철저하게 관리하며 선발투수로서 많지 않은 136이닝만을 던지게 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까지 박정배 신재웅 정영일 등 여러 불펜투수를 활용했지만 시즌 말미에 김태훈 SK와이번스 선수에 유독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도 받았다. 김태훈 선수도 결국 2018 시즌 투수 혹사지수 상위 30명 안에 포함됐다.

힐만 감독이 선수 관리에 치중하느라 팀의 수비력을 강화하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다.

SK와이번스는 2018 시즌에 팀 홈런 233개로 10개팀 가운데 최고의 장타력을 선보였지만 동시에 10개팀 가운데 2위인 116개 실책을 기록했다. SK와이번스는 2017년에도 팀 홈런 234개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친 반면 10개팀 가운데 2번째로 많은 108개 실책을 보였다.

정규시즌 1위 두산베어스와 2위 SK와이번스의 2018 시즌 승차는 14.5경기로 큰 격차를 보였지만 두 팀의 상대전적은 8승8패로 같다. 게다가 두 팀 모두 주요 선수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태형 감독과 힐만 감독은 주요 선수의 공백을 가리고 팀을 우승까지 이끌기 위한 지휘 능력을 보여야 한다.

두산베어스는 주요 불펜투수인 김강률 선수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다. SK와이번스는 팀의 붙박이 선두타자인 노수광 SK와이번스 선수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부터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시즌 동안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하지 않았던 김강민 SK와이번스 선수를 노수광 선수 대신 활용하며 플레이오프를 돌파했다. 김 감독이 김강률 선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이번 한국시리즈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2018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4일에서 12일까지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며 6일과 10일은 휴식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