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새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 다양한 최신기술을 적용한 고가 모델과 가격 상승폭을 최소화한 보급형 모델을 동시에 선보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애플이 고가의 '아이폰XS' 시리즈와 보급형 '아이폰XR'을 차별화한 전략을 뒤따라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 침체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3가지 모델 전략'으로 애플 아이폰에 맞서나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28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다음 스마트폰 갤럭시S10을 보급형과 고가, 5G 모델 등으로 구분해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삼성전자 갤럭시S10은 모두 3가지로 출시된다"며 "보급형을 포함한 다양한 가격대를 갖춰 더 넓은 소비자층을 노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LTE보다 최대 12배 빠른 속도의 5G 통신을 지원하는 갤럭시S10은 미국 버라이즌을 포함한 글로벌 통신사와 협력해 출시가 논의되고 있다. 가격이 가장 비싸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10 고가 모델은 곡면 올레드패널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좌우와 위아래 테두리가 거의 없어졌고 전면 카메라와 지문인식 모듈이 모두 화면 아래에 내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후면에는 세 개의 카메라 모듈을 활용한 트리플카메라도 적용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탑재해 갤럭시S10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말한 데 이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하드웨어 기술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최근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면서 차별화 경쟁력을 인정받는 데 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9 시리즈가 이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혹평을 받으며 판매가 부진하자 갤럭시S10에는 최신 기술을 모두 집약하는 승부수를 띄우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고가 모델과 동시에 출시되는 갤럭시S10 보급형 모델에 이런 기능이 대부분 빠진다.

갤럭시S10 보급형 모델에는 평면 올레드 패널과 싱글 카메라, 저용량 메모리반도체 등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부품이 대거 제외되는 만큼 판매가격도 훨씬 낮게 책정될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고성능 스마트폰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자 삼성전자도 자극을 받은 것"이라며 "애플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은 최근 세계시장에 출시한 고가 아이폰XS 시리즈와 아이폰XR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썼다.

아이폰XS는 듀얼 카메라와 올레드 패널 등 고가 부품이 탑재돼 최대 2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판매되지만 아이폰XR은 비교적 성능이 낮은 부품을 탑재해 출고가격이 훨씬 저렴하게 매겨졌다.

갈수록 비싸지는 고가 스마트폰에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빠르게 침체되자 과감히 가격을 낮춰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3가지 모델 전략'으로 애플 아이폰에 맞서나

▲ 삼성전자 갤럭시S9플러스(왼쪽)와 애플 아이폰XR.


삼성전자도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줄어 스마트폰사업 실적과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데 고전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비슷한 전략을 꺼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갤럭시S10은 브랜드와 가격 경쟁력을 모두 내세운 애플 아이폰XR과 맞서 판매경쟁을 벌일 중요한 무기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크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아이폰XR은 우월한 성능에도 가격 경쟁력이 강력하다"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와 같은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을 여러 모델로 출시하는 것은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와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앞선 기능을 원하는 구매자의 수요를 모두 만족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폰을 놓고 언급하기 어렵지만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가격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사업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