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DN이 정보통신 기술(ICT) 기반의 발전설비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등 전력 및 발전회사 종사자 근무환경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26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전KDN은 전기, 에너지 발전설비에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디지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전KDN, 스마트발전소로 '위험의 외주화' 오명 벗기 힘써

▲ 박성철 한전KDN 사장.


한전KDN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해 스마트플랜트 구축 작업을 수행한다.

스마트플랜트란 무선통신, 영상 데이터 통신, 보안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원전 발전설비를 관리하는 원전본부를 말한다.

한수원이 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한빛원자력본부에서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전KDN은 한수원과 함께 원전 모바일 영상통신망, 빅데이터를 활용한 원전 정보통신 기술 솔루션 모형 개발, 스마트플랜트 구현 기술 연구, 교육 지원 등을 진행해 스마트플랜트를 만드는 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전KDN은 스마트플랜트에 원전 중앙제어실과 현장 사이 실시간 무선통신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발전설비 관리자들은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기반으로 유선과 무선 통신을 결합해 설비조작 상황 등을 영상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한전KDN은 현장 운전·정비를 효율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면과 업무 절차서 등을 실시간으로 조회하는 솔루션도 모바일용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석기영 한빛원자력본부 본부장은 “스마트폰으로 발전설비 현장을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중요 기기를 안전하고 정확히 조작하면 사람의 실수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발전설비에 무선통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보안 기술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스마트플랜트의 통신 시스템도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무선통신 사용 승인을 받고 국가정보원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영상·데이터 통신에 보안성을 검토받은 뒤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한전KDN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발전설비 현장에서 작업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반의 '에너지 실감 미디어 접속시스템 eRMI(energy Realistic Media Interface)솔루션’을 개발했다.

eRMI솔루션은 발전, 송·변전, 배전 및 판매에 이르는 전력의 모든 분야에서 정보통신 기술 시스템과 가상현실·증강현실 콘텐츠 및 장치를 더 쉽게 연결해 주는 체계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스템을 통해 지하에 있는 장치를 감시하고 고가의 전력설비 장애, 원자력발전소의 재난 등 직접 연출하기 힘든 상황을 가상으로 구성해 유사시 대책 마련과 대응훈련을 할 수 있다.

한전KDN 관계자는 “전력설비가 도시의 미관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하에 설치되는 때가 많아져 설비를 직접 눈으로 관측하거나 지속해서 감시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KDN은 한국전력공사와 디지털 안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작업자가 손으로 전선을 만지지 않고 기구로 수리를 하는 공법인 ‘스마트스틱’, 안전장구의 하나인 ‘간접 활선용 3종 방호구’ 등 전기 수리를 위한 디지털 안전장비와 공법을 연구한다.

한국전력과 한수원은 외부업체와 계약을 맺고 발전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업무는 외주업체 직원에게 다 맡기는 ‘위험의 외주화’ 행태를 비판받고 있다.

한국전력과 한수원은 한전KDN과 함께 발전설비를 위한 디지털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해 협력업체 등 발전설비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18년 8월까지 한국전력의 사업장 산업재해 피해자 187명 가운데 173명(92.5%)이 외주업체 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망자 18명은 모두 외주업체 직원으로 파악됐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수원은 2013년에서 2018년 8월까지 한수원 사업장 산업재해 204건 가운데 187건(91.7%)이 외주업체 직원에게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적했다. 사망자 7명도 모두 외주업체 직원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